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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합된 '노선영 사태', 女 팀추월 준비는 어떻게?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8-01-2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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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노선영 사태'는 봉합됐다.

28일 밤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노선영(29·콜핑)이 대표팀 복귀 및 평창올림픽 참가를 결정했다. 노선영은 2014년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골육종 선고를 받아 투병 끝에 2016년 4월 세상을 떠났던 쇼트트랙 국가대표 고 노진규의 친누나다.

함께 평창올림픽에 나서자던 동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던 노선영은 지난 22일 평창올림픽 출전 불가 통보를 받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하 빙상연맹)의 미숙한 업무처리 탓이었다. 올 시즌 개막 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3, 4차대회서 부진했던 노선영은 개인종목 올림픽 출전 가능권인 32위 안에 들지 못했다. 노선영은 김보름(강원도청) 박지우(한국체대)와 평창올림픽 팀추월에 나설 예정이었다. ISU 규정상 단체종목 출전 선수들도 해당 시즌 개인종목 32위 안에 들어야 한다.

노선영은 지난해 12월 올림픽 단체종목인 팀추월 출전 가능 여부 확인을 빙상연맹에 요청했다. 당시 빙상연맹은 '개인출전권 없어도 팀추월 출전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노선영은 12월 월드컵 랭킹 상 올림픽 출전 예비 엔트리 2명에 포함돼 있었다. 빙상연맹은 올림픽 최종엔트리가 확정될 올 1월 노선영에게도 평창행 티켓이 돌아갈 것이라 예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국 노선영의 최종 엔트리 합류는 불발됐다.

노선영 22일이 돼서야 올림픽 출전 불발 소식을 접했다. "선수의 사기를 저하시키지 않기 위해 마지막까지 가능성을 타진하다가 공지도 늦었다"는 게 빙상연맹의 입장이었다. 여기에 노선영이 "지난해 12월 10일 월드컵 4차 시기 이후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팀추월 남녀 대표팀은 단 한 차례도 함께 훈련하지 않았다"고 본지를 통해 폭로<스포츠조선 2018년 1월26일 단독보도>하면서 논란은 심화됐다. 노선영은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 주도로 이승훈 정재원 김보름 3명이 태릉이 아닌 한체대에서 따로 훈련을 하고 있다"고 했다. 사안이 심각해지자 김상항 빙상연맹은 26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다행히 같은 날 개인자격 출전 신청을 했던 러시아 선수 일부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출전 금지 처분을 당하면서 노선영에게 평창행 티켓이 주어졌다. 이후 이틀 간 고심 끝에 노선영은 대표팀 복귀와 올림픽 출전을 결정, 29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노선영은 "그 동안 생각했던 대로 열심히 훈련에 임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응원해주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모든 것을 감수하고 훈련에 집중하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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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 문제는 봉합됐지만, 더 중요한 건 남은 준비 기간이다. 올림픽 개막을 얼마 남겨두고 있지 않은 시점에서 큰 내홍을 겪었다. 훈련에 차질이 생겼음은 물론 선수단 분위기도 어수선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 이에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은 "노선영은 이번 일을 겪으며 1주일 간 훈련을 하지 못했다. 근력과 감각이 저하됐을 것"이라며 "우선 웨이트 트레이닝 등 근지구력 훈련을 통해 몸상태를 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한창 빙판을 질주하며 동료들과 손발을 맞춰야 할 시점에 몸상태 부터 끌어올려야 하는 난감한 상황. 하지만 백 감독은 "시간이 촉박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예선은 다음달 19일 시작된다.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 있다"며 "노선영은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로 그 기간 안에 충분히 몸상태와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팀추월은 3명이 한 팀을 이룬다. 두 팀이 맞대결을 펼치는 방식인데, 400m 트랙을 총 6바퀴 돌아 팀의 세 번째 주자가 결승선을 통과한 기록으로 순위를 정한다. 팀워크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빈틈 없는 팀 훈련이 이뤄져야 하지만 노선영의 증언에 따르면 여자 팀추월은 그간 함께 훈련을 한 적이 없다. 이에 백 감독은 "이승훈 김보름 등 한국체대에서 훈련을 하고 대회 때 함께 경기를 하는 선수들이 있었다"며 "노선영도 몸을 끌어올리면 다른 팀추월 선수들과 함께 스케이팅 훈련을 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케이팅 훈련 장소는 태릉선수촌 빙상장"이라고 덧붙였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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