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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마저 꺾었다, 정 현 한국인 최초 메이저대회 8강행 위업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1-22 20:24


ⓒAFPBBNews = News1

세계 테니스계의 '떠오르는 별' 정 현(58·삼성증권 후원)이 한국 테니스 역사를 다시 썼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대회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정 현은 22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호주오픈(총상금 5500만호주달러·약 463억원)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세계랭킹 14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3대0(7-6<7-4>, 7-5, 7-5)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정 현은 한국 선수 최초로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8강 티켓을 따내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전까진 한국인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16강이었다. 정 현을 포함해 1981년 US오픈 여자단식 이덕희(65·은퇴)와 2000년과 2007년 US오픈 남자단식 이형택(42·은퇴)이 보유하고 있었다.

호주오픈 16강은 정 현이 한국 선수 최초였다.

정 현은 설욕에도 성공했다. 정 현은 2년 전 호주오픈 1회전에서 당시 세계 1위 조코비치와 만나 0대3으로 완패한 바 있다. 당시 세계 51위였던 정 현은 호주오픈 본선 첫 출전에서 조코비치를 넘어서기에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성장통을 겪은 정 현은 2년 만에 톱클래스 선수로 성장해 있었다. 지난해 남자프로테니스(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정상에 오르며 자신의 첫 투어 대회 우승에 성공했다.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는 21세 이하 선수 가운데 순위가 높은 8명이 출전해 기량을 겨룬 대회였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정 현은 단숨에 세계 테니스의 미래를 이끌어 갈 선수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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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조코비치는 2016년 정점을 찍은 뒤 서서히 내리막을 타고 있었다. 2015년 윔블던과 US오픈에 이어 2016년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까지 제패해 4개 메이저 대회에서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조코비치는 2016년 말 앤디 머리(19위·영국)에게 세계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에는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8강이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었다. 이후 팔꿈치 통증을 이유로 시즌을 일찍 접었다.


무결점 플레이어였던 조코비치는 지난해 프랑스오픈부터 남자 테니스계의 전설 안드레 아가시를 코치로 선임하면서 재활에 몰두했다. 복귀전은 호주오픈이었다. 부활하는 듯했다. 2회전 상대인 가엘 몽피스(39위·프랑스)에게만 1세트를 내줬을 뿐 1회전 상대 도널드 영(63위·미국)과 3회전 상대 알베르트 라모스 비놀라스(22위·스페인)를 모두 3대0으로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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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코비치의 재기를 한국의 스물 두 살 청년인 정 현이 막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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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트부터 분위기는 정 현 쪽으로 흘렀다. 정 현은 1세트 첫 게임부터 불안한 샷을 보이던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했다. 경기 초반부터 포핸드 대결 대신 백핸드 대결로 승부수를 띄운 정 현은 두 번째부터 네 번째 게임까지 연속으로 따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조코비치는 더블 폴트를 속출하며 범실을 자초했다. 그러나 조코비치의 스트로크가 살아나면서 승부가 타이 브레이크로 흘렀지만 정 현은 강한 집중력을 발휘해 7-4로 승리했다.

2세트에서도 내리 3게임을 챙긴 정 현은 4-1로 앞선 상황에서 내리 3게임을 잃어 4-4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조코비치는 경기 내내 허리와 허벅지, 어깨가 불편하다는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좌우로 정 현을 흔들며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정 현을 압박했다. 그러나 정 현은 위기에서 강했다. 게임스코어 5-5인 상황에서 그라운드스트로크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으며 2게임을 극복해내 2세트마저 따냈다.

3세트 초반에는 앞선 두 세트와 달리 정 현이 기선을 제압하지 못했다. 3-3으로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정 현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어렵게 유지하면서 다시 리드를 잡았다. 특히 30-40으로 뒤진 상황에서 발리 대결이 펼쳐졌지만 조코비치의 발리가 아웃되면서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4-4로 팽팽한 상황에서도 정 현은 코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스트로크로 조코비치를 당황케 만들었다. 그리고 환상적인 리턴샷으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낸 정 현은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을 이겨내지 못하며 타이브레이크 접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정 현은 이미 자신감이 넘쳐 있었다. 모든 스트로크가 코트 구석을 찔렀다. 두 차례 강력한 샷과 조코비치의 실수를 더해 연속 3점을 따낸 정 현은 좌우로 흔든 조코비치의 샷을 끝까지 따라가 받아 넘겼다. 아쉽게 3점을 내리 허용한 정 현은 조코비치의 범실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이어 긴 랠리 끝에 멋진 패싱 샷으로 5점을 따낸 뒤 서브 에이스로 매치포인트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조코비치의 범실로 3시간 30분의 승부를 마무리했다.

정 현의 8강 상대는 이변을 연출하고 있는 세계랭킹 97위 테니스 샌드그렌(미국)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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