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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 세부사항을 확정짓기 위한 남북 차관급 실무회담이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렸다.
북측 선수단의 '방남' 경로에 대한 논의도 구체화됐다. 북측은 올림픽위원회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이 '서해선 육로'를 이용해 남측으로 이동하는 안을 제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서해육로는 개성공단 운영에 이용하던 경의선 육로를 뜻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북한 선수단의 종목 및 규모, 응원단 및 태권도 시범단 파견 규모,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행사, 마식령 스키장 이용 등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통일부 당국자는 "합동 문화행사와 마식령 스키장 이용 등은 우리 측이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행사는 전야제를 의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강산과 마식령 스키장 논의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전부터 공개적으로 거론한 사안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전인 지난해 1월 강원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의 금강산호텔이나 마식령 스키장 등을 평창올림픽 때 숙소나 훈련시설로 활용하고 금강산에서 동시 전야제를 하면 세계적인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판문점에서 남북회담이 한창이던 시각, 문 대통령은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찾았다. 평창동계올림픽, 막바지 훈련에 한창인 선수단을 포옹하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의 '평화올림픽' 의지는 확고하다. 현장에서도 '남북 단일팀'에 대해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단일팀을 만든다고 해서 우리 전력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팀워크를 맞추는 노력이 더 필요할지 모르나 남북이 하나의 팀으로 함께 경기에 임한다면 그 모습 자체가 역사의 명장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남북관계를 잘 풀어나갈 아주 좋은 출발이 될 것"이라면서 "저와 여러분이 함께 평화올림픽을 만들어보시겠습니까"라며 참여와 동의를 호소했다.
남북 단일팀 논란의 중심에 선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도 직접 만났다. 문 대통령은 "여자선수들은 중·고등학교, 대학교는 물론 실업팀도 없어서 국가대표가 유일한 팀이라고 할 정도로 어려운 가운데 도전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런 우리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보다 희망을 가지고, 열정을 갖고 분투하고 도전하는 모습이 국민에게 큰 희망과 감동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기로 하면서 아이스하키 단일팀까지 논의되고 있다"면서 "성사 여부를 떠나서 우리 아이스하키가 국민의 많은 관심을 받아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씻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