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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인터뷰]'성화봉송'제임스최 호주대사 "2000년 시드니처럼, 평창 응원합니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1-15 20:57




"호주 정부 대표로서, 스포츠를 사랑하는 개인으로서 평창올림픽을 응원합니다!"

'마라톤 마니아' 제임스 최 주한호주대사가 평창올림픽 성화 봉송의 감격을 전했다. 최 대사는 14일 오전 서울 안국역 3번 출구 앞에서 성화봉을 받아들었다. 성화를 들어올리며 "평창 파이팅!"을 외쳤다. 200m를 달린 최 대사는 호주 출신 인기 방송인 샘 해밍턴에게 '토치키스'로 성화를 전달했다. 최 대사와 샘 해밍턴은 나란히 선 채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고(Go)! 평창, 고! 오스트레일리아"를 한목소리로 외쳤다.



지난해 12월 한국에 부임한 최 대사는 1961년 한국-호주 수교 이후 첫 한국계 호주대사다. 네 살 때 호주로 이민간 후 시드니대에서 법학, 경제학을 전공하고 호주 외교통상부, 총리 내각실, 뉴욕 유엔 호주대표부 참사관, 덴마크 호주대사로 일했다.

최 대사의 스포츠 사랑은 외교가에서 이름 높다. 어린 시절부터 럭비, 테니스, 축구를 즐겼다. 뉴욕, 보스턴, 베를린 등 부임한 도시의 마라톤을 모두 뛴 '철인'이다. 작년에는 중앙서울마라톤 풀코스를 2시간58분39초. '꿈의 서브3(3시간 이내 골인)'로 주파해 화제가 됐다. 스포츠를 통해 소통하고 참여하며, '발로 뛰는' 외교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말, 평창패럴림픽 컬링 대표팀이 훈련중인 이천훈련원을 찾아 휠체어컬링을 체험하며 응원하기도 했다.

42.195km, 마라톤 풀코스를 뛰는 최 대사에게 이날 '200m 성화봉송'은 짧지만 강렬했다. "너무 빨리 끝나서 아쉽다"면서도 "인생에서 단 한번뿐인 기회였다. 정말 영광"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호주 정부 대표로서, 스포츠를 사랑하는 개인으로서, 평창올림픽을 직접 응원하는 기회가 돼서 정말 기뻤다. 한국 사회에서 평창의 분위기를 공유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최 대사의 평창 성화봉송 이벤트는 아내이자 외교관 출신 조력자인 조앤 리씨의 아이디어였다. "호주대사로서 평창올림픽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생각하던 중에 조앤이 아이디어를 냈다. 아내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털어놨다.


이날 행사는 '200m'로 끝나지 않았다. 최 대사 부부는 성화봉송 이벤트를 한국과 호주를 잇는 튼실한 다리로 삼았다. '제임스 최 대사와 함께하는 겨울 펀 런(2018 Winter Fun Run)' 이벤트를 이어갔다.

광화문에서 출발해, 경복궁 한바퀴를 함께 뛰는 '3km 달리기' 후 100여 명의 호주인, 한국인들이 인근 교보빌딩 호주대사관에 집결했다. 평창 마스코트 '수호랑', '반다비'와 호주 마스코트 '케니코알라' 인형이 동시에 한국과 호주의 스포츠 팬들을 맞았다. 샘 해밍턴과 인기 개그맨 '뽀식이' 이용식도 함께했다. 팬들과 평생 남을 추억을 남기며 '평창 성공'을 한마음으로 기원했다. 한국과 호주, 평창과 스포츠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축제였다.


18년 전인 2000년 호주 시드니올림픽에서 남북 공동입장의 역사가 이뤄졌다. 세계 평화를 위해 일하는 외교관으로서 최 대사는 18년만에 평창에서 함께할 '남북'을 응원했다. "남북 교류의 재개를 환영한다.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올림픽 안전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다. 남북 교류가 활성화되면서 18년전 시드니에서 그랬듯, 평화올림픽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평가했다.

최 대사는 평창올림픽을 현장에서 응원할 예정이다. "9일 개막식에 호주 스포츠장관도 참석하신다. 장관님을 모시고 호주 선수들을 응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와 호주선수단 홍보도 잊지 않았다. "호주를 흔히 해변이 있는, 따뜻한 나라로만 생각하는데, 사실 동계올림픽에도 활발히 참가하고 있다. 스키 훈련장도 많다. 한국 스키선수들이 여름에 호주에서 훈련을 한다는 사실도 한국인들에게 알려드리고 싶다"며 웃었다 "모굴스키, 스노보드, 프리스타일 스키 등에서 금메달 가능성이 있다. 호주 선수들의 금메달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에 갈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수호랑' '반다비'의 이름을 정확히 부르는, '스포츠맨' 대사님이 주먹을 불끈 쥔 채, '평창'을 응원했다. "평창올림픽을 응원합니다! 고(Go)! 코리아, 고! 오스트렐리아, 고! 평창올림픽"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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