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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축제'였다.
식전부터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축하공연에 나선 걸그룹 나인뮤지스가 '잠은 안오고 배는 고프고'를 열창하자 K리그 스타들의 눈은 초롱초롱 빛났다. 일부 선수들은 매혹적인 걸그룹의 춤사위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시상자로 무대에 선 감독들의 표정은 '입담꾼'들의 공격에 진땀을 빼는 모습이었다. 베스트11 수비수 부문 시상자로 나선 조성환 제주 감독은 "내년에 우승하면 오렌지색 팬티를 입겠다"고 말했다가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가 "내년에 꼭 감독님 팬티 색깔 보고 싶다"고 맞받아치자 얼굴을 붉게 달궜다. 공격수 부문 시상자였던 김도훈 인천 감독은 함께 시상자로 자리한 개그우먼 김영희의 유행어인 '앙~대요'를 양 손과 다리를 좌우로 흔드는 특유의 포즈와 함께 재연해 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에 선정된 홍 철(수원)은 "밥 먹자고 문자해도 피하시는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께 감사드린다"고 말해 신 감독을 웃음짓게 만들기도 했다.
'손님' 중에도 눈길을 끈 이가 있었다. '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의 '그녀'로 밝혀진 걸그룹 출신 배우 유소영이었다. 유소영은 이날 영플레이어상 시상자로 김승대(포항)와 함께 무대에 올라 눈길을 집중시켰다. "시상식이 오랜만이라 굉장히 떨린다"며 상기된 표정을 짓는 유소영을 향해 김승대가 "수상자만 헷갈리지 않으면 된다"고 농을 치자, 유소영은 "그럴 일 없다"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어 웃음을 이끌어 냈다.
최우수선수상(MVP)과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서 경합했던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의 명암은 극명하게 교차했다. 이동국은 두 상 뿐만 아니라 팬타스틱 플레이어까지 3관왕에 오른 반면, 김신욱은 18골로 얻은 득점왕에 만족해야 했다. 이동국은 수상소감 도중 "기록에서 앞선 선수(김신욱)가 받아야 할 상을 받아 미안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김신욱은 "나는 이동국을 TV에서 보던 팬이었다. 그런 내가 지금 이동국과 한자리에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해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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