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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주객전도' 철권7, 게임 대신 연예인 마케팅만 남아

최호경 기자

기사입력 2015-03-25 09:08



게임계에서 격투게임이 가지고 있는 위치는 상당합니다. 스트리트파이터2를 시작으로 활짝 열린 아케이드 게임시장은 이후 초기 국내 게임시장을 이끌었고 콘솔 업계까지 영향을 미치며 새역사를 이어왔습니다.

격투게임은 90년대 후반 2D에서 3D로 변화를 겪으며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의 시기를 거쳐왔습니다. 그 결과 반다이남코 시리즈의 철권이 지금까지 살아남는데 성공했고 국내는 물론 글로벌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 철권의 최신 시리즈인 철권7이 정식발매를 시작으로 공식적인 활동에 돌입했습니다. 전작인 철권태그토너먼트2와 시리즈상 전작이었던 철권6의 게임성을 발전시킨 일부 내용들이 작년부터 조금씩 공개돼 관심을 끌었으며 언리얼엔진의 제작사인 에픽과 긴밀하게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는 신선한 소식도 틈틈이 공개돼 기대를 모았습니다.

국내에서도 철권7은 큰 환영을 받았습니다. 과거 철권과 철권2를 즐겼던 올드팬들부터 최신작을 즐겼던 유저들까지 세부 내용하나하나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철권 시리즈가 독보적인 아케이드의 대전 격투 게임임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추억의 테켄크래쉬. 주말 늦은 시간에 녹화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수많은 인원이 자리를 채웠다
특히 유저들은 과거 철권6의 국내 인기를 철권7이 그대로 물려받을지에도 큰 관심을 표했습니다. 철권6는 서비스 당시 아케이드 게임장의 또 다른 전성기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인기가 높은 철권 전용 게임장은 늘 인산인해를 이뤘고 웬만한 게임장도 적게는 2조, 많게는 4~5조까지 보유하면서 유저몰이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철권6의 인기에는 전 MBC게임의 인기 e스포츠 리그 테켄크래쉬 역시 한 몫 했습니다. 이 리그를 통해 한때 철권계를 주름잡았던 고수들과 재야의 고수들이 자웅을 겨뤄 주목을 받았으며 게임적인 인기도 상승해 게임과 e스포츠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표본으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철권7은 조금 다른 모양새로 인기를 모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바로 연예인 마케팅입니다. 출범 행사 당시 모델 유승옥과 가수 남규리를 메인으로 내세움은 물론 행사 자체에 다양한 연예인들을 초청해 일반인들에게도 게임을 알리기 위해서 힘썼습니다.

이렇게 철권7이 초기에 높은 관심을 끄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이후 흐름은 조금은 아쉽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바로 철권7의 게임적인 측면보다는 연예인들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주객이 전도된 것입니다. 그 결과 현재까지 게임의 홍보는 연예인들에게 얹혀가는 모양새가 지속되고 있어 게임을 사랑하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습니다.


철권7 국내 홈페이지 메인 화면의 모습. 연예인 관련 이벤트와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이미 철권 시리즈는 게임적으로나 e스포츠적으로도 충분히 검증을 거친 콘텐츠입니다. 리그오브레전드가 등장하기전 스타크래프트 리그와 함께 e스포츠를 나눠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당시 리그와 선수들은 큰 인기를 끌었으며 매 경기들은 엄청난 리플레이를 기록해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제 그 테켄크래쉬는 테켄파이터즈로 이름을 바꿔 새로운 리그에 돌입합니다. 그 동안 선수들은 군대도 다녀오고 피땀 흘리는 연습을 통해 새 리그에 대한 대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테켄크래쉬는 보는 게임이 아닌 하는 게임입니다. 유저들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보고 따라하며 그들의 플레이에 열광하는 등의 모습으로 그 인기를 보여줬습니다. 때문에 연예인에 집중된 지금의 철권7이 조금은 걱정되는 것입니다.


철권7에 대한 내용 보다 연예인 관련 기사 보도 비중이 더 많아지고 있는 상황
게임적인 시스템이나 게임에 속한 스토리, 또는 다시 돌아온 리그적인 측면을 통해서 철권7은 알릴만한 소재가 상당히 많은 콘텐츠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태로 연예인들의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철권7에 대한 홍보가 지속될 경우 게임자체의 수명이 얼마나 길어질지도 미지수입니다.

테켄파이터즈는 오는 5월 정식으로 출범하게 됩니다. 그 때에는 연예인들 보다는 노력중인 선수들과 다시 뭉친 리그 관계자들, 게임을 개발한 개발진들에게 더욱 초점이 맞춰져 과거의 영광을 부활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김지만 게임인사이트 기자 ginshenry@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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