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의 신' 양학선(22·한체대)이 제주전국체전에서 부상 투혼을 불살랐다.
양학선은 1위에도 불구하고 "15점대를 찍지 못해 부끄럽다. 얼굴을 들 수가 없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다. 광저우아시안게임 이후 지난 4년간 쉼없이 달려왔다. 출전한 모든 대회, 올림픽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올시즌도 지난 4월 코리안컵 국제체조대회에서 '양학선2' 기술을 선보인 데 이어 9~10월 한달새 인천아시안게임, 난닝세계체조선수권, 제주전국체전까지 릴레이 출전하고 있다.
버텨줄 줄 알았던 몸이 적신호를 보냈다. 부상을 참고 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은메달에 그친 후 눈물을 쏟았다. "2등의 쓴맛을 처음 알았다. 반드시 금메달을 다시 찾아오겠다"고 했다. 햄스트링에 물이 차는 심각한 상황에서도 곧바로 난닝세계선수권 출전을 강행했고, 난도 6.4 신기술 '양학선2'에 도전하는 패기를 보여줬다. 착지 때 손을 짚는 치명적인 실수로 7위에 머물렀지만 포기하지 않은 정신력과 투지는 진한 감동이었다.
양학선은 유난히 혹독했던 올시즌에 대해 "모든 걸 내려놨던 한해였다. 내게 첫 시련이 왔다. 한번쯤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다시 올라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오롯한 '초심'을 다시 이야기했다. "전국체전으로 시즌을 마감한 후에는 기본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기본기를 다지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부상과 시련에도 당당히 맛서는 '멘탈의 신' 양학선은 31일 또다시 도마 앞에 선다. 8명이 겨루는 전국체전 종목별 결선에서 대학-일반부 도마 4연패 위업, 올시즌 '유종의 미'에 도전한다.
제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