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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우정은 가장 힘든 순간 가장 높이 빛났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남매는 재회했다. 장미란은 "태환이가 일주일간 너무 힘들었을 것같다. 그냥 꼭 한번 안아주고 싶다"고 했다. 21일부터 엿새째 경기를 이어가며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쳤을 박태환을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내내 짠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도하아시안게임, 베이징올림픽, 광저우아시안게임 등 함께 나서는 대회에서 남매는 함께 승승장구해왔다. 지난 10년간 스포츠코리아의 전성시대를 이끌어왔다. 1등만이 살아남는, 외로운 승부의 세계에서 서로를 북돋우며 친남매 이상의 정을 쌓았다. 호주전지훈련 중 가끔씩 태릉을 들를 때마다 박태환은 어김없이 '누나 장미란'을 찾았다. 섬세하고 올곧은 장미란은 박태환에게 운동선배로서 세세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박태환 역시 진심으로 자신을 챙겨주는 '고마운 누나' 장미란을 믿고 따랐다. 스물다섯살 청년이 됐건만, 장미란에게 박태환은 여전히 열일곱살 막내동생 같다. 그런 동생이 안방에서 조국의 무게를 어깨에 지고, 부담감과 중압감 속에 죽을 힘을 다해 물살을 가르는 모습이 "그저 짠하고 애처롭다"고 했다.
장미란은 박태환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올라올 때까지 30여 분을 기다렸다. 박태환이 나타나자마자 장미란은 "태환아, 누나가 한번 안아줄게" 했다. 두 선수가 꼭 끌어안았다. 박태환이 "누나 와줘서 고마워"라고 인사했다.이심전심, 말이 필요없었다. 장미란이 박태환의 지친 마음을 위로했다. 환한 미소가 돌아왔다. '힐링'이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