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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 체육대상 최우수상을 받아들고 무대에서 여자친구와 꼭 끌어안았다. 사귄지 145일 된 '연상'의 여자친구를 공개했다. 좀체로 빼는 법이 없다. 셔플댄스 음악이 나오자 신나게 스텝을 밟았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주변의 기대가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엔 "부담을 느껴야 더 잘하죠"라며 싱긋 웃는다. 시선도 부담도 즐길 줄 아는, 스무살 양학선(20·한체대)은 거침없었다. 솔직하고 당당했다. 세계 최고의 난도점수 7.4점으로 세계를 제패한 '도마의 신'다웠다.
사회자가 부엘의 부상에 대한 생각을 묻자 "경기장을 가보면 나보다 더 훈련을 많이 하고 온 선수들이 많다. 부엘이 다쳤다는 것을 내가 직접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고 답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박종길 태릉선수촌장도 흐뭇한 미소를 띠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2년 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받은 포상금으로 전북 고창에 부모님을 위한 '하우스'를 지어드렸다. 미장일을 하던 아버지가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완전한 집은 아니고요. 그냥 창고처럼 된 공간을 살 만하게 만든 거예요. 닭도 키우고, 채소도 키우고 그러시죠." 허리디스크로 고생하시는 아버지는 요즘 일을 쉬신다. 양학선은 아버지의 직업을 물으면 "농부"라고 대답한다.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번듯한 집을 지어드리는 것이 소원이다. 요즘도 태릉선수촌에서 나오는 하루 일당 3만~4만원을 고스란히 모아 매달 부쳐드리는 효자다. 코카콜라체육대상 상금의 용도를 묻는 질문에는 "노코멘트"란다. 예전 같으면 모두 부모님께 갖다드렸을 '효자' 양학선이 변한 걸까. "여자친구도 생겼잖아요. 나홀로 서울생활을 하다보니 비상시를 대비해 돈을 조금은 갖고 있어야겠더라고요"라며 싱긋 웃는다.
2012년 7월, '양신' 양학선의 런던올림픽 도마 종목은 전국민이 챙겨볼 금메달 1순위 종목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체조 첫 금메달 현장에서 또 한번 신나는 셔플댄스를 볼 수 있기를.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