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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2018년 3월 평창패럴림픽 현장, 장애인 국가대표들이 너나할것없이 엄지를 치켜세우는 30대 선수단장이 있었다. 그는 패럴림픽 3년 전인 2015년 노르딕스키 실업팀을 창단해 아낌없는 지원으로 '철인' 신의현의 사상 첫 금메달을 이끌었고, 평창패럴림픽 기간 내내 선수단장으로서 진심을 다해 선수들을 지원했다. 설원과 빙판에서 목이 터져라 선수들의 이름을 외쳤고, 인간 한계를 넘어선 메달 현장에선 눈물을 펑펑 쏟았다. 개인 금메달 1억원, 단체 금메달 3억원의 포상금으로 선수단 사기를 북돋웠고, 선수들에겐 깜짝 이어폰을, 관중들에겐 '반다비' 인형을 선물했고, 선수촌 방방마다 꽃과 향초로 삭막한 분위기를 밝혔다.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따낸 역대 최고의 평창패럴림픽만큼 선수단장의 마음 또한 '역대급'이었다. 해단식날 선수단을 향해 "선수 여러분 사랑합니다!"라는 한마디와 함께 큰절을 올린 '청년 CEO' 단장님의 스토리는 이후로도 두고두고 장애인체육계에서 미담으로 회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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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단장은 장애인체육을 향한 한결같은 애정을 표했다. "평창에서 선수들과 함께 했던 기억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돌아봤다. "아버지(배창환 창성그룹 회장)가 비장애인 바이애슬론연맹 회장을 하셨다. 장애인 쪽으로 일할 수 있는 부분이 없을까 해서 2012년 정 회장님을 찾아갔다. 그때만 해도 선수단장을 하고, 재단을 설립하고, 여기까지 오게될 줄은 정말 몰랐다"고 털어놨다. "기업의 사회공헌처럼 큰 차원에서 봐주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사실 이 일은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장애인체육과 함께 일하는 것이 행복하다. 제가 너무 좋아해서 이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 역시 패럴림픽의 존재도 잘 알지 못했다. 장애인체육을 경험하면서 배우고 느낀 게 너무 많다. 지인들도 자녀와 함께 장애인체육을 함께 즐기고 멋진 경기에 감동하고 간다"고 했다. "장애인체육 일을 하면서 가장 행복한 건 제 자신이다. 가족들도 제가 장애인 체육 일을 하는 걸 정말 좋아하고 지지해 준다. 아내가 제일 좋아한다. 평창 때 세 살이었던 딸은 패럴림픽의 팬이 됐다. '최고의 선물'이다. 장애인체육 관련 일이라면 언제든 할 생각"이라며마음을 표현했다. "2018년 평창 선수단장을 하면서 선수들이 행복한 운동 환경 속에서 후회없는 경기를 하기 바랐고, 신의현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서 선수단 분위기가 바뀌는 것도 체감했다"면서 "내년 파리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행복한 환경에서 마음껏 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장애인체육과의 동행, 10년 후 미래는 어떨까라는 질문에 배 단장은 "11년 전 여기까지 올 줄 몰랐던 것처럼 진심을 다해 일하다 보면 더 좋은 일, 더 재미있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먼 미래를 보고 일한다기보다 내년 있을 파리패럴림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제 다시 시작"이라는 기운찬 출사표와 함께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