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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하면 된다' 韓 U-18, 사상 첫 세계청소년여자핸드볼 정상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2-08-11 16:21 | 최종수정 2022-08-12 07:26


사진=국제핸드볼연맹

사진=국제핸드볼연맹

사진=국제핸드볼연맹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대한민국 18세 이하(U-18) 여자핸드볼 대표팀이 세계를 호령했다. 김진순 감독(인천비즈니스고)이 이끄는 한국은 11일(한국시각) 북마케도니아 스코페에서 열린 덴마크와의 제9회 세계여자청소년핸드볼 선수권대회 결승에서 31대28로 승리했다. 한국은 조별리그부터 8연승을 달리며 '무패우승'을 완성했다. '핸드볼의 본고장' 유럽 팀들을 누르고 비유럽 국가 최초로 세계여자 청소년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에서는 비유럽 팀이 4강 이상에 든 사례도 2006년 준우승, 2016년과 2018년 3위에 오른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1988년과 1992년 올림픽, 1995년 세계선수권(이상 A대표), 2014년 20세 이하(U-20) 세계선수권에 이어 이번이 통산 다섯 번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개막 전 한국의 우승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국제핸드볼연맹(IHF)은 결승을 앞두고 인터넷 홈페이지에 '한국은 개막 전에는 아웃사이더였다. 상대 팀들은 한국을 잘 알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당연했다. 한국은 유럽 국가들에 비해 체격 열세가 컸다. 한국의 평균 신장은 1m68이었다. 8강 상대 스웨덴(1m75.6), 결승 상대 덴마크(1m74.4)와 차이가 컸다.

예상을 뒤엎었다. 한국은 스틸, 속공 등 우리만의 장점을 살렸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덴마크와 대회 기간 주요 지표를 비교하면 속공에서 32-19로 크게 앞섰다. 어시스트 93-80, 스틸 42-32 등으로 우위를 점했다. 한국은 스위스, 독일,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네덜란드, 스웨덴, 헝가리, 덴마크 등 유럽의 강팀들을 줄줄이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체격과 파워를 앞세운 유럽 스타일의 핸드볼에 익숙했던 현지 유럽 팬들은 한국만의 스타일에 매료됐다. 매 경기 관중석에서 한국을 열렬히 응원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한국 핸드볼은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한국 핸드볼은 2000년대 들어 힘을 쓰지 못했다. 2008년 베이징 동메달 이후 메달이 없다. 20세 이하 세계선수권에서 2014년 우승한 이후로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번 우승 뒤에는 SK그룹이 이끌고 있는 대한핸드볼협회(협회장 최태원)의 '절치부심' 지원이 있었다. 핸드볼협회는 2019년부터 중고등학교 선수들 대상 체력 측정을 통해 우수 선수 해외 연수도 보내고 있다. 2019년 헝가리 연수를 다녀온 5명 중 김민서(황지정보산업고) 이혜원(대구체육고) 임서영(인천비즈니스고) 세 명이 이번 우승 멤버다. 특히 김민서는 이번 대회에서 득점과 어시스트 모두 2위에 오르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16명 중 8명이 핸드볼협회 아카데미 우수선수로 선정된 바 있다. 최정석 아시아핸드볼연맹 집행위원은 "우리 선수들의 스텝이 이번 대회에서 오버스텝 판정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나라의 연구 대상이 됐다. 이번 대회 우승 주역들이 우수 선수 해외 연수 1기들"이라고 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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