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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②'뻔한 건 싫다, Fun한 게 좋다'…베팅 상품 더 재밌게 더 새롭게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2-06-23 03:11 | 최종수정 2022-06-24 06:00


21년 된 국내 스포츠토토 상품이 스포츠시장 변화를 선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스포츠조선은 스포츠토토 활성화를 위해 특별 기획 시리즈를 세차례에 걸쳐 준비했다.

①스포츠토토, MZ세대가 필요하다

②베팅 상품의 다양화와 상품성 향상의 필요성

③스포츠토토의 건전화 및 불법 스포츠도박의 위험성


스포츠토토 판매점의 모습 사진제공=스포츠토토코리아

사진제공=스포츠토토코리아
지난 3월, 스포츠토토가 새로운 시도를 했다. 2006년 프로토 상품을 출시한 이래 처음으로 '한 경기 구매' 방식이 도입된 것이다. '한 경기 구매'란 사전 지정된 경기에 한해 한 경기만 선택해도 구매가 되는 방식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 수탁사업자 스포츠토토코리아는 '한 경기 구매' 방식이 불법 스포츠도박 이용자를 합법 사업으로 유도하는데 효과적일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관련 상품을 세상에 내놨다.

그간 프로토 승부식은 좋든 싫든 최소 2경기에서 최대 10경기를 조합해야 했다. 예컨대,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6월 A매치를 메인으로 '픽'할 때, 반드시 같은 회차에 있는 유럽의 A매치를 포함하는 식의 '리스크'를 이용자들이 감수했다. 누구나 특정 한 경기로 인해 눈앞에서 적중에 실패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한 경기 구매'는 부담을 줄이고 적중률도 높일 수 있는 방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 '한 경기 구매' 방식이 모든 이용자의 목마름을 해갈해주는 건 아니었다. K리그2(2부), 미국프로축구(MLS), 호주 A리그 등 새로운 발행 대상 경기로 편입됐지만, 스포츠토토 상품의 다양화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게 사실이다. 현재 스포츠토토 종목은 크게 6가지다. 축구토토, 배구토토, 야구토토, 골프토토, 농구토토, 종목통합. 종목 안에는 승5패, 스페셜(+), 스페셜N, 매치 & W매치 등으로 세분화된 상품이 있다.

토토 시장은 점점 커져만가는데, 종목과 상품 모두 큰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거나, 채택 가능성이 높은 국내 비인기종목을 발행 대상 경기로 편입하는 것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핸드볼이 대표적이다. 대한핸드볼협회는 지난 4월 프로화를 선언했다. 2023~2024시즌부터 프로 리그로 운영될 예정이다. 탁구, 쇼트트랙, e스포츠 등도 가능성이 열려있는 종목으로 분류할 수 있다.


캡처=베트맨 홈페이지

캡처=비윈(bwin) 홈페이지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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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토토코리아 관계자는 "올림픽 종목에서 인기를 끈 종목은 대회 당시 반짝 인기를 누린다. 그런데 이 종목을 토토 상품화하면 꾸준히 관심을 끌 수 있다. 비인기종목 활성화, 나아가 스포츠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고, 주최 단체는 금전적인 이득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신규 종목 상품을 추가하는 일은 생갭다 까다롭다. 검증 및 승인 과정을 거쳐야 하고, 주체 단체와도 협의를 해야 한다. 하지만 그만큼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다.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이 주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종목의 대상경기 편입을 위해선 해당 종목들의 공정성, 객관성, 안정성 등이 담보돼야 하는 건 물론이다.

종목뿐 아니라 상품의 다양화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 경기 구매'의 경우, 초심자들에게 환영을 받았지만 해외 스포츠토토 사이트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상품이다. 여기서 한두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행심을 조장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저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일괄 적용하는 경기시작 10분 전 발매마감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으로 거론된다. 유저들의 사행심을 조장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완전 실시간 혹은 부분적 실시간 베팅을 가능케 하면, 유저들이 베팅 결과를 확인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궁극적으로 더 많은 재미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해외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이런 상품들이다. 축구의 경우 전후반을 나눠 따로 결과를 맞히는 베팅 상품을 만들 수 있고, 농구의 경우 쿼터별 결과를 예측이 가능한 상품을 만든다면 유저 입장에선 전체 결과를 적중시키는 재미 외 순간 순간의 짜릿한 재미도 가능할 것이다.

이같은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점진적으로 환급률을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국민체육진흥법에서 정한 환급률은 50~70%이고, 실제 환급률은 62~63%다. 환급률을 높이면 유저들에게 더 많은 이득이 돌아갈 것이고, 결국은 재구매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사행산업매출 총량제라는 큰 벽이 있지만 그래도 토토 발매액이 증가하면 더 많은 재원이 스포츠 발전에 쓰일 수 있다. 단순히 상품의 양을 늘릴 게 아니라 이처럼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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