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베이징(중국)=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베이징동계올림픽 최고의 하이라이트가 열린다.
후지사와 사츠키(스킵), 요시다 치나미(서드), 요시다 유리카(리드), 스즈키 유미(세컨드), 모토하시 마리(후보)로 이뤄진 '팀 후지사와'.
두 팀은 4년 전 평창에서 숙명적 맞대결을 펼쳤다.
그들은 서로를 인정한다. 김은정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일본 최고의 스킵은 후지사와"라고 했고, 후지사와는 한국과의 경기가 끝난 뒤 최고의 샷을 "김은정의 라스트 샷"이라고 했다. 준결승에서 후지사와는 승부처에서 퍼펙트한 샷을 날려,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었다. 결국, 평창에서 한-일 여자 컬링은 윈-윈했다. 서로를 인정했고, 한일 양국에서 컬링 열풍의 주인공이 됐다. 많은 한국 팬도 '팀킴' 뿐만 아니라 일본 여자 컬링팀 '팀 후지사와'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팀킴'은 고등학교 방과 후 활동으로 우연히 컬링을 접했다. 선수들 모두 경북 의성에서 자란 고향 친구 혹은 자매다.
'팀 후지사와'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태어나고 자란 일본 홋카이도 키타미시는 컬링의 본산지다. 후지사와는 키타미시 미야마 출신이고, 나머지 선수들은 이웃인 키타미시 토코로 출신이다.
경북 의성이 마늘이 유명한데, 훗카이도 키타미시는 일본 양파 최대 산지다. 팀킴이 '갈릭 걸스'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다면, 팀후지사와는 '어니언 걸스'다.
단, 팀킴이 고교 시절 방과 후 활동으로 컬링을 접했다면, 후지사와를 비롯한 팀후지사와는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으로 배운 일본 컬링의 엘리트들이다. 특히, 후지사와는 5세 때부터 컬링을 시작, 주니어 시절 '천재'로 각광받기도 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두 팀은 시련을 맞았다. 팀킴은 대한컬링협회 고위 수뇌부의 전횡에 소속팀을 찾지 못한 채 2년간 방황했다. 우여곡절 끝에 강릉시청에 안착.
팀후지사와는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부진, 코로나 시국의 여파로 2년간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양팀 모두 천신만고 끝에 베이징 티켓을 거머쥐었다.
두 팀은 이미 탐색전을 두 차례 치렀다. 지난달 네덜란드에서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자격대회에서 팀킴은 두 차례나 팀후지사와에 패했다.
예선 7차전에서 팀킴은 4대8로 패했고, 본선 1경기에서도 5대8로 분패.
베이징 입성 후 김은정은 "정말 이기고 싶은데, 결과가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며 일본을 경계하기도 했다.
양팀은 14일 두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14일 오전 10시5분 미국과 경기를 한 뒤, 11시간의 짧은 휴식을 마친 뒤 다시 일본과 대결해야 한다.
양팀 모두 분위기는 상당히 좋다. 한국은 1차전 캐나다에게 패한 뒤 3연승. 특히 영국과의 경기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뒤, 세계랭킹 4위 ROC를 일방적으로 몰아부쳤다. 선수들의 샷 감각과 경기력이 완벽한 상승세.
일본도 만만치 않다. 1차전 세계최강 스웨덴에 패한 뒤 4연승. 특히 2차전 패색이 짙던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후지사와의 환상적 끝내기 마지막 샷으로 승리, 일본 언론의 대대적 보도가 있었다.
컬링은 10개팀이 참가,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상위 4팀이 4강 토너먼트를 벌여 금메달 주인공을 가린다. 4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기 위해 한-일전은 꼭 이겨야 한다.
공통점이 많다. 서로를 존중한다. 하지만, 꼭 넘어야 할 산이다. 갈릭걸스와 어니언걸스. 과연 누가 더 매서울까.
2022 임인년 신년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