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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되찾은 쇼트트랙 여제, 최민정의 금빛 레이스는 이제 시작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22-02-09 17:51 | 최종수정 2022-02-10 06:31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예선전이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경기장에서 열렸다. 최민정이 1위로 질주하고 있다. 베이징(중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2.9/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준결선이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이 2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최민정, 이유빈, 김아랑, 서휘민이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중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2.9/

두 번의 눈물은 없었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여제' 최민정(24·성남시청)이 여자 500m 종목 충격 탈락의 아픔을 빠르게 씻고 자신의 주종목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우리나라 쇼트트랙에 금메달 기운을 불어넣었다.

최민정은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예선 1조에서 인상적인 레이스로 1분28초053의 기록을 쓰며 준준결선에 진출했다. '세계 최강' 수잔 슐팅(네덜란드)이 예선 2조에서 1분27초292로 기록을 경신하기 전까지 올림픽 신기록이었다.

지난 7일 500m 준준결선에서 허무하게 탈락한 뒤 아쉬움에 눈물을 글썽였던 최민정은 '얼음공주'답게 이틀 만에 '멘털'을 빠르게 회복한 모습이었다. 최민정은 당시 피니시라인까지 두 바퀴를 남겨두고 충돌없이 미끄러져 넘어졌다. 딱딱한 베이징 특유의 빙질 변수에 휩쓸린 것으로 보였다. 이번 대회에선 유독 미끄러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한국 쇼트트랙이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목에 건 적 없는 미지의 종목인 여자 500m 종목이다보니, 의욕이 앞선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최민정은 핑계를 대지 않았다. 빙질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대신 "속도나 컨디션에 이상은 없다. 다시 재정비하여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 다짐대로 1000m 예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가속력을 뽐냈다. 초반부터 아웃코스로 질주하며 무난하게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우리가 알던 '쇼트트랙 여제'의 모습 그대로였다.

기세를 탄 최민정을 막을 자 없었다. 뒤이어 벌어진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준결선에 출전해 우리나라의 결선 진출을 진두지휘했다. 여자 3000m 계주는 전통의 효자 종목이다. 한국은 총 8번의 여자 3000m 계주에서 6개의 금메달을 땄다. 지난 평창올림픽에서도 금맥을 캤다. 이번이 3연패 도전이다. 최민정은 평창에서 여자 1500m 금메달을 묶어 2관왕을 차지했다.

최민정은 이번 대회에서도 리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첫번째 주자 김아랑(한국체대)에 이어 두 번째 주자로 나선 최민정은 첫바퀴부터 안정적으로 레이스를 운영했다. 이유빈(연세대) 서휘민(고려대)도 장단을 맞췄다. 선두 캐나다의 뒤를 바짝 쫓았다. 그중에서도 최민정은 단연 에이스다웠다. 노련하게 인코스 마크를 하면서 아웃코스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넘어질 뻔한 아찔한 장면, 3위로 터치한 장면이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마지막 바퀴에서 캐나다와 각축전을 펼쳤다. 최종기록은 4분05초904. 최종 주자로 나서 3위에서 2위로 역전해 간발의 차로 캐나다에 밀렸지만, 결선에 진출하기엔 충분한 기록이었다.

최민정은 늘 시련을 딛고 일어났다. 지난해에도 무릎, 발목 부상을 딛고 월드컵 3, 4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비록 올림픽 초반 곡절이 있었지만, 잘 이겨내며 개인 종목과 계주 종목에서 모두 능력을 발휘했다. '쇼트트랙 여자'의 레이스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렸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금 사냥에 나선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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