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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계신 장인어른이 이 금메달을 보셨다면….."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사브르대표팀 막내로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구본길이 9년만의 올림픽 금메달을 다시 걸고 환하게 웃었다.
구본길은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자타공인 세계 최강 펜서다. 2009년 시니어 데뷔 직후인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단체전 금메달, 2017년 독일 라이프치히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휩쓸며 '그랜드슬래머'가 됐다. 2013~2014, 2014~2015, 2016~2017시즌 세계랭킹 1위. 10년 넘게 펜싱코리아의 중심을 이끌어왔다. 지난 10년간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도쿄올림픽 단체전만큼 간절한 순간은 처음이었다. 구본길은 "이번 금메달은 정말 간절함으로 딴 메달"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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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결혼식을 마치고 불과 2주 후 지병으로 2년째 투병중이던 장인이 세상을 떠났다. 구본길은 "결혼식까지 장인어른께서 버텨주셨다. 아내가 정말 많이 힘들어 했다"고 털어놨다. "하늘에 계신 장인어른이 오늘 이 금메달을 보셨다면 엄청 자랑스러워하셨을 텐데, 엄청 좋아하셨을텐데…"라며 진한 아쉬움을 전했다. "장인어른께서 하늘나라에서 도와주신 것같다. 분명 많이 응원해주시고 자랑스러워하실 거라 믿고 있다"고 했다.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진천선수촌의 국가대표 선수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외출, 외박도 하지 못했다. 구본길 역시 "아내를 본 지 두 달이 넘었다"고 했다. 핸드폰 영상통화로 힘겨운 시간을 버텨왔다. '하늘이 내린다'는 올림픽 금메달을 다시 품은 후 가장 먼저 떠올린 건 역시 아내와 가족이다. "올림픽을 준비한다고 만나지도 못하고 힘든 상황에서도 묵묵히 기다려준 아내에게 너무 고맙다. 가족들에게도 너무 고맙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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