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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선발전 일방 연기…혼란에 빠진 배드민턴계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0-12-18 14:24


제80차 대한배드민턴협회 이사회. 사진제공=대한배드민턴협회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한국 배드민턴의 난맥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임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데 이어 새 대표팀 구성하는데 또 혼란에 빠졌다.

17일 배드민턴계에 따르면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국가대표 선발전 시작을 이틀 앞둔 지난 16일 무기한 연기를 돌연 발표했다. 협회는 당초 18∼23일 충북 보은체육센터에서 선발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선발전에선 국내 대회 실적이 좋은 남녀 80명의 선수들이 평가전을 거쳐 40명(단식 16명, 복식 24명)을 가린다. 세계랭킹 상위의 기존 국가대표 11명은 자동선발 선수다.

한데 코로나19로 1차 차질이 생겼다. 보은군이 지난 14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조치를 위해 대회 개최 불가 통보를 한 것. 대체 장소를 물색하던 협회는 전북 무주군으로부터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선발전 잠정 연기를 해당 선수와 25개 소속팀에 통보했다.

협회는 '코로나19로 인한 참가자의 안전에 대한 우려 및 정부의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검토로 인한 대회 기간 중 대회 중단 우려'를 사유로 들었다. 선발전이 언제 열릴지는 미정이다.

이로 인해 모든 계획이 뒤죽박죽 됐다. 당장 대표팀 소집부터 무산됐다. 대표팀은 내년 1월 태국오픈과 2월 유럽투어를 앞두고 있다. 지난 3월 전영오픈 이후 코로나19로 중단된 국제대회가 재개되는 것.

태국오픈은 도쿄올림픽의 잠재적 해외 경쟁자들을 10개월 만에 탐색하는 기회이고, 유럽투어에는 올림픽 출전권 랭킹 포인트가 걸려 있다.

대표팀은 선발전 기간에 같은 장소에서 자동선발 선수를 소집해 훈련을 시작한 뒤 신규 선발 선수가 가려지면 '완전체'를 구축해 내년을 준비하려고 했다. 하지만 선발전 취소로 자동선발 선수만 소집하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특성상 공을 받아 줄 파트너가 있어야 하는데 자동선발 선수만으로는 '인력부족'으로 훈련이 안되기 때문이다. 결국 각자 몸관리 하다가 내년 1월 2일 태국으로 출국할 때 자동선발 선수만 소집하는 등 파행 운영을 해야 한다.


대표팀 구성에만 차질이 생긴 게 아니다. 선발전 참가 선수를 보유한 학교·실업팀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단순히 코로나19 예방 차원을 떠나 협회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이다.

협회는 무주군의 대회 개최가 가능하다고 하자 해당 학교·실업팀의 의견을 수렴했고, 20여개팀에서 찬성 의견을 나타냈다. 대표팀 관리를 담당하는 경기력향상위원회도 무주군 개최를 요청했다. 하지만 협회 최고위층이 직권으로 선발전을 연기시켰다.

한 소속팀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대해 어느 곳보다 민감한 기관이 지방자치단체다. 무주군이 철저한 방역지침을 마련해 대회를 열기로 했고, 협회도 자체적으로 방역지침을 만들었다"면서 "개최 장소가 없는 것도 아니고, 출전 선수와 코칭스태프만 입장하는 선발전을 굳이 무산시킨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현장의 불만이 큰 이유는 절대 다수의 찬성이 무시된 데다, 선수 관리도 엉망이 됐기 때문이다. 선발전 참가자는 선발전에 맞춰 컨디션·경기력을 조절해왔다. 당장 동계훈련 시즌, 체력훈련 위주로 프로그램을 짜야 하지만 선발전 참가자는 같이 돌릴 수 없는 상황이다. 연기된 선발전의 추후 일정도 잡히지 않아 훈련 계획을 짜기도 힘들다.

더구나 5명 가량의 상무(국군체육부대) 입대 예정 선수는 더 골치아프다. 상무 입대자는 내년 1∼2월 중에 기초군사훈련을 받아야 하는데 선발전 개최 기간과 겹치면 자칫 출전 기회를 잃을 수 있다.

경기력향상위원회는 다음 주 긴급 회의를 갖고 선발전 개최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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