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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시대, 체육쌤스토리]'위기는 기회다' 기백쌤 스토리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20-12-16 06:30

<언택트 시대, 새 길을 여는 '체육쌤스토리>

코로나가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을 멈춰 세웠습니다. 교육현장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학교체육 현장은 더 힘든 시간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체육시간이 멈추면 우리 사회의 미래도 멈춥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들은 우리들의 미래입니다. 그래서 언택트 시대의 '체육쌤'들은 더 바빴습니다. 새로운 체육, 더 나아가 평생 체육의 길을 찾기 위해 뛰었습니다. 그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우리들의 미래를 만드는 '쌤스토리'입니다.

①'위기는 기회다' 기백쌤 스토리


학생들의 홈트레이닝을 위해 동영상을 만들고 있는 성기백 선생님.
"양말없는 집은 없잖아요."

성기백 선생님(동구로초)은 난데없이 '양말'을 찾았다. 언뜻 냄새가 나는 듯한, 약간 비호감인 물건인 듯 한데. 근데 아주 유용하단다. "집에서 운동을 하려면 마땅한 교구가 없잖아요. 양말은 어느 집에나 다 있고. 이 양말을 돌돌 말아서 양말공을 만들면 저글링, 표적맞추기 등 할 게 많아져요."

양말의 다용도화. 제자들을 위한 고민이 찾아낸 용도 변환이다. "코로나로 접촉 체육수업이 힘들어졌잖아요. 신체활동을 많이 해야 하는 시기인데…, 아이들한테 어떤 활동을 제안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어요. 처음 겪는 일이라 아이디어가 없어서." 그래서 만들어낸 '생활밀접형 교구', '세상 쉬운 프로그램'이 한둘이 아니다.


무엇인가에 몰두하면 길이 보인다고 했다. 제자들을 위한 일에 몰두했다. 길이 여럿 보였다. 그 길이 모이니, 이건 기회다. 위기는 기회다!

"이미 오래전부터 시대적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학교체육은 사실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죠. 코로나로 인해 온-오프라인 연계 수업, 학교와 집 연계 수업, 지역사회와의 협업 등 근본적인 변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듯 해요. 위기가 기회가 된 거죠."


온라인 수업에서 시범 동작을 보여주고 있는 성기백 선생님.
그 흐름을 미리 읽었다. '준비된 체육쌤'은 2012년부터 유튜브 채널을 운영중이다. '열정기백쌤', 초등학교 체육 활성화를 위한 채널이다. 구독자가 1만5000명을 넘는다. 올라있는 동영상도 350여개. 언택트 시대, 그 이후에도 학교체육의 중심이 될 플랫폼이다.

여기서 더 들어볼 게 '기백쌤'의 온라인 철학이다. "학교체육이 결국 평생체육으로 연결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온라인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바뀐 시대에 체육선생님의 역할 중 하나가 온라인을 활용해 아이들에게 평생 체육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 생각해요. 최종목표는 전인교육이죠. 온라인을 통해 각종 콘텐츠를 제공하고, 유튜브에 있는 많은 운동자료들을 아이들에게 맞게 구성해서 홈트레이닝 콘텐츠 등을 만들고 하면 아이들의 운동습관 형성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죠."

그 철학을 바탕으로 효과를 보고 있는 게 온-오프라인 연계수업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기백쌤'이 살짝 알려주는 '거꾸로 교실'. 온-오프라인 연계수업이다. '티볼' 수업을 예로 들어보자. 수업에 앞서 온라인을 통해 티볼의 규칙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아이들은 미리 이 정보를 익힌다. 그러면 수업시간에 이론적 설명이 필요없다. 곧바로 뛰면 된다. 체육시간은 신체활동에 집중하는 시간이 된다. '기백쌤'은 "이런 수업의 경우 특별히 콘텐츠를 따로 제작할 필요가 없어요. 유튜브에 자료가 많으니까 검색만 하면 되죠. 수업의 효율성이 커지고 편해져요"라고 귀뜸한다.


이렇게 온라인을 통해 수업정보 뿐아니라 홈트레이닝 콘텐츠, 맞춤형 운동법 등을 전달한다. 아이들이 따라하다보면 운동습관이 생긴다. '기백쌤'은 "셔틀런 프로그램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면서 운동할 때 들을 수 있는 음원도 넣어줬더니 반응이 너무 좋았다"며 웃는다.

아이들은 이런 활동들을 캘린더에 기록한다. 한달 단위로 '기백쌤'에게 제출한다. 여기서 모든 선생님의 난관, 평가의 '팁'을 들어볼 수 있다. 언택트 시대의 교육에서, 특히 체육에서 평가는 난제 중의 난제다. "한달 동안 아이들의 성장정도를 체크하죠. 저번에는 몇개를 했는데 이번에는 몇개를 했네, 이렇게 칭찬도 해주면서. 물론 스마트폰을 이용한 촬영영상 등을 함께 받아서 확인도 해야죠. 절대적인 평가보다 성장을 도와주는 측면에 발달적 평가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참고할 만한 방법이다.

이런 평가 항목에는 그룹과제도 들어간다. 한 예로 조깅어플을 통한 챌린지 프로그램이 있다. 아이들은 몇명씩 짝을 져 어플을 통해 그룹을 만든다. 각자 알아서 뛴다. 기록을 모아 그룹 평균을 낸다. 일주일 단위로 평가를 받는다. 칭찬을 들으려면 서로 격려하면서 기록을 올려야 한다. 이걸 '기백쌤'은 '모듬 수업'이라고 칭한다. 운동습관, 함께 하는 공동체 인성 향상에도 당연히 도움이 된다.

"아이들의 체육활동은 신체 뿐만 아니라 뇌의 성장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되죠. 같이 뛰면서 함께 하는 법도 배우고. 한마디로 이 사회가 요구하는 전인교육을 위해 꼭 필요한 활동입니다."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게 결국 사회를 위한 일이라는 열혈 체육쌤. 살짝 자랑을 하나 한다. "저기, 우리반 아이들이 '2020 서울 학생 온라인 스포츠한마당'에서 여자부 우승, 남자부 준우승 을 했었잖아요." 축하 박수~"짝짝짝".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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