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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이용대 고마워, 일단 가보자.'
전영오픈은 121년 역사의 세계 최고 권위 대회로 영국 버밍엄에서 11일부터 15일까지 열린다.
전영오픈은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등급 '슈퍼1000'으로 올림픽 다음으로 급이 높은 최상급 대회다. 그만큼 올림픽 랭킹 포인트도 높게 책정된다.
올림픽 출전권을 위한 랭킹 레이스 마감(4월 말)을 앞두고 전영오픈을 놓칠 수 없었던 한국은 우여곡절 끝에 참가를 결심하게 됐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지난 2주일간 전영오픈 출전때문에 노심초사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한국인의 입국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는 대표적인 국가가 영국이기 때문이다.
협회는 그동안 전영오픈 조직위원회와 BWF를 통해 한국 선수단의 안정적인 입국에 대해 계속 문의했지만 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전영오픈은 코로나19와 상관없이 예정대로 진행된다. 코로나19로 인한 특정국가에 대한 입국 절차는 영국 정부가 결정하는 일이라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정도의 답만 돌아왔다.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단의 입국을 보장하겠다'는 답변을 기대했던 협회는 고민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만에 하나 영국에 도착했다가 한국에서 왔다는 이유로 2주일 자가격리 조치를 당하면 훈련도 못한 채 허송세월을 해야 하고 진작에 출전을 포기하는 것만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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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따지고 보면 영국 등 유럽 입장에서 한국의 출전을 보장하기 위해 애를 써줄 동기도 없었다. 한국은 일본, 중국과 함께 아시아 배드민턴 강국이다. 배드민턴계에서 유럽은 아시아권의 득세에 밀려있는 상황. 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높은 한국이 전영오픈에 불참하면 되레 고마운 일이다.
결국 백방으로 알아보던 협회는 선수단이 탑승할 아시아나항공의 런던공항 사무소 측과 직접 연결해 현지 상황을 문의했다.
얻은 답변은 '중국, 한국 등 감염자 다수 지역 출발지 승객에 대한 검사가 강화되기는 했으나 무증상자는 별도 제한 없이 입국심사를 통과한다'는 것이었다.
일단 한숨을 돌린 협회는 최종 확인을 위해 이른바 '실험쥐' 성격의 선발대를 활용했다. 때마침 개인자격으로 전영오픈에 출전하는 이용대가 4일 오후 영국으로 출국했다.
한국 대표팀의 출국을 당초 5일에서 7일로 미룬 협회는 이용대에게 '먼저 영국 입국을 시도해 보고 현지 상황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5일 새벽 이용대 소속팀 요넥스로부터 낭보가 날아들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해 버밍엄 공항으로 입국한 이용대-김기정이 무사히 입국심사를 통과하고 대회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용대와 같은 여정으로 버밍엄으로 향할 한국 선수단은 그제야 "이만 하면 영국으로 일단 가봐도 되겠네"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협회 관계자는 "당초 협회 직원을 테스트 삼아 먼저 보내는 방안도 검토했다가 이용대 덕분에 수고를 덜었다"면서 "출국 직전까지 코로나 사태가 급변하지 않기를 바란다.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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