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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내년 1월15일까지 민간체육회장 선출' 시도체육회 대란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9-09-05 06:00



지난 2일 대한체육회가 진천국가대표선수촌 벨로드롬에서 열린 제27차 이사회에서 민간체육회장 선출을 위한 시도체육회 규정 개정을 의결했다.

지난 1월 지자체장·의원의 체육단체장 겸직 금지를 골자로 한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이동섭 의원 대표발의)'이 공포됐다. 이에 따라 전국 17개 시·도, 228개 시·군·구 체육회는 2020년 1월 15일까지 민간 체육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지금까지 시도체육회장은 총회에서 해당 지자체장인 시도지사를 추대하거나 회장선출기구를 통해 선출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를 금지하는 관련법 개정 후 대한체육회는 민간 체육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대의원 확대기구' 방식을 제안하고 의결했다. 이기흥 회장은 이날 이사회 모두 발언을 통해 "그동안 많은 논의를 해왔다. 국회와 협의를 마쳤고, 정부에 보고를 끝냈다"며 이미 국회, 정부와 합의된 내용임을 시사했다.

'대의원 확대기구'는 대한체육회 총회의 기존 대의원에 지역 및 종목 대의원을 추가한 기구가 선거인단으로서 투표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지역 및 종목 대의원은 시도종목단체 및 시군구 체육회 대의원 중 추첨에 의해 선정된 사람으로 2020년 1월 15일의 60일 전인 11월 16일 현재 각 단체 대의원직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공정한 선거를 위해 소재지 관할 선관위에 선거관리의 위탁이 가능하다.

시·도체육회장의 경우 인구 100만 명 미만인 시·도는 최소 선거인 수 200명 이상 인구 100만명 이상 200만 명 미만인 시·도는 선거인 수 최소 300명 이상이어야한다. 시·군·구체육회장은 인구 5만 명 미만이면 50명 이상, 5만 명 이상 10만 명 미만일 땐 100명 이상 등으로 구분된다.

내년 1월 15일까지 민간체육회장을 뽑아야 하는 시도 체육회 현장은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시도 체육 예산을 결정하는 데 절대적 영향력을 미치는 시도지사가 체육회장에서 물러날 경우 가뜩이나 축소된 체육의 영향력이 더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불거졌다. 정치와 스포츠의 독립이라는 법 개정 취지는 원론적으로 옳지만, 지자체 예산에 100% 기대온 한국 체육 현실에서 현장의 혼란은 상상 이상이다. 시도지사의 체육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경우 체육 정책 역시 위축될 것이라는 걱정이 한가득이다. 그러나 2016년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 때와 마찬가지로, 국회에서는 해당 법이 통과된 이상 법을 지키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시간이 촉박하고, 예산이 부족하며, 대의원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현장의 반발속에 현재 국회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해당 법의 유예, 선거비용 충당을 위한 또다른 법 개정을 계획하고 있지만, 현재 여야의 대립이 첨예한 정국에서 법안 통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한체육회가 일부 시도 체육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날 규정 개정을 급하게 의결한 이유다.

이제 공은 각 지방 체육회로 넘어갔다. 예를 들어 2020년 1월 15일을 선거일로 볼 때, 규정에 따라 선거일 60일 전인 11월 16일까지 입후보를 원하는 회장, 임직원은 사퇴해야 한다. 규정 제3조에 따라 2020년 1월 15일의 55일 전인 11월21일까지는 선거관리위원회 설치를 마쳐야 하고, 5일 이내인 11월26일까지는 선관위의 의결에 따라 선거일을 공고해야 한다. 선거일 전 25일인 12월11일까지 선거인 후보자 추천을 마감하고, 12월 20일까지는 선거인 후보자 명부를 작성하고, 12월27일까지는 선거인명부를 확정지어야 한다. 이 기간중 이틀간 후보자 등록 신청과 기탁금 납부도 받아야 한다. 숨가쁜 일정이다.

경기도의 한 체육회 관계자는 "선거 일정이 너무 촉박하다. 당장 선거를 위한 예산이 필요한데 곧 있을 추경예산에서 받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제100회 체전 준비에 한창인 서울시체육회 역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서울시체육회 관계자는 "서울시 산하 각 구체육회의 경우 최소 선거인수가 200~300명이 필요한데, 현재 조직도에서 합당한 조건을 갖춘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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