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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유승민IOC위원"'심석희 사건' 선배로서 미안...고통받는 후배들 '선수소통위'로 연락달라"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9-01-10 11:18


지난해 평창올림픽 선수촌장을 맡았던 유승민 IOC 선수위원이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을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조선 DB

"심석희 선수에게 선배로서 미안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선수위원회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선수들도 우리 선배들을 믿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달라."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37)이 '쇼트트랙 여제' 심석희(한체대) 성폭력 사건에 비통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9일 오후 일본 오사카에서 귀국하자마자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10일 오전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유 위원은 "선수위원회 내에 여성위원 3명의 선수소통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심석희와 함께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배' 조해리(33)를 위원장으로 여자농구 김은혜, 여자 모굴스키 서정화를 위원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유 위원은 "심석희 선수뿐 아니라 성폭력이나 폭력 피해를 당한 선수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현장에서 선후배들의 제대로 된 목소리를 듣겠다. 선수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선수들의 목소리가 올바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창구 역할을 하겠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배들이 있다면 우리를 믿고 이야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후배들이 연락할 '핫라인', 개인 이메일도 공개했다. [유승민 IOC위원·선수위원장 ryu8285@hanmail.net, 조해리선수소통위원장 hary0729@naver.com]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대한민국 유일의 IOC위원이자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인 유 위원은 선수들을 위한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지난해 12월 20일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진천선수촌내 선수인권상담센터 설치를 직접 제안했다. 국내 최초로 IOC 은퇴선수경력교육프로그램(ACP) 강사 자격증을 취득한 유 위원은 이날 서울 올림픽파크텔 2층에서 IOC ACP 워크숍 강의 중 1층 이사회 현장에 달려내려가 할 말을 했다. "선수 1500명이 상시훈련하는, 세계 최고의 훈련시설이라고 자부하는 진천선수촌에 정작 선수들만을 위한 창구나 공간은 전무하다. 심석희 선수나 '팀 킴'(컬링)이 의지할 데가 없으니 언론에 기대고 법적인 대응부터 하게 된다. 그러기 전에 체육인들이 먼저 우리 선수들을 보호하고 목소리를 들어줘야 한다. 그런 소통창구를 진천선수촌 내에 만들 필요가 있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고충을 들어줄 인권 상담센터 설치가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유 위원의 현장 발의는 이사회에서 곧바로 통과됐고, 대한체육회는 개혁책의 일환으로 선수촌내 상담센터 설치를 의결했다. 심석희 사건이 불거진 이후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는 상담센터 설치 및 운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체육계가 심석희 사건의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유 위원은 선수위원장으로서 스스로를 먼저 돌아봤다. "선수위원회 입장에서도 정말 큰 유감이다. 그동안 후배들을 위해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 더 세심하게 듣지 못한 점을 미안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더 귀담아 듣겠다"고 고개 숙였다. "사실 유무를 떠나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다. 앞으로 체육계 내 폭력, 성폭력을 뿌리뽑기 위해 선수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위원은 선수촌 내 설치될 상담센터에 선수위원회 출신 선배가 상근하며 직접 후배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약속했다. "선수위원회도 '수박겉핥기'가 아닌 세심하게 선수들의 마음을 돌보겠다. 선수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선수위원회 선배가 센터내에 상근하면서 우리가 직접 찾아다니면서 목소리를 듣겠다"고 약속했다. "선수촌 내 인권상담센터를 보다 속도감 있게, 보다 내실 있게 만들겠다. 우리 후배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꼭 만들겠다. 심석희 뿐 아니라 말 못할 일을 당한, 어디선가 고민하고 있을 후배들이 선배들을 찾아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무늬만 보호장치가 아닌 운동선배, 선수들이 직접 참여해 후배들을 도울 수 있는 현실적인 기구를 만들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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