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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일지도 모를 아시안게임에서 정말 큰 선물을 받았어요. 영광입니다."
1987년생 대한민국 여자탁구대표팀 주장인 서효원은 레전드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의 애제자다.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서효원은 '탁구얼짱'이라는 별명과 함께 탁구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수비전형이지만 '공격하는 수비수'로서 날선 경기력을 유지하며 양하은, 전지희와 함께 나선 이번 대회 여자단체전에서 8년만에 값진 동메달을 이끌었다.
탁구는 1991년 지바세계탁구선수권에서 '서효원의 스승' 현정화와 북한 이분희가 남북단일팀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 남북평화의 상징적 종목이다. 지난 5월 스웨덴 할름스타드 세계선수권에서 여자 단체 단일팀을 전격적으로 결성해 동메달 시상대에 함께 올랐고, 지난 7월 대전 코리아오픈에서 남북 복식 단일팀으로 출전해 손발을 맞추는 등 스포츠를 통한 평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서효원은 "이번 대회 금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탁구가 가진 남북평화의 가치, 역사적 의미에 주목해주신 것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폐막식에서 북측 선수들과 함께 입장하면서 한번 더 보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했다. "못보고 헤어지는 줄 알았는데 폐막식에서 인사를 나누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북측 수비전형 에이스, 리우올림픽 단식 동메달리스트인 김송이와는 올해 세계선수권, 코리아오픈, 아시안게임에서 3번이나 만났다. 아시안게임에선 북측 선수와 함께 단일팀 공동기수로 나서게 됐다. "현 감독님은 이분희 선생님을 20년 넘게 못보셨다는데 나는 송이를 두달새 3번이나 봤다. 폐막식 남북 단일팀 기수까지 하게 됐다. 현 감독님의 운을 제가 잘 받은 것같다. 현 감독님도 빨리 만나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탁구대표팀은 남북 스포츠 교류의 모범적인 예다. 대한탁구협회과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 IOC위원이 국제탁구연맹(ITTF)과 협업을 통해 선수들의 자발적인 단일팀을 이끌고, 자주 교류하면서 마음의 장벽을 허물었다. 유승민 IOC위원이 초대 앰배서더로 취임한 ITTF재단과 토마스 바이케르트 ITTF회장은 "지속적으로 남북단일팀을 지원할 것"이라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남북복식조, 남북단일팀을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가능한 경쟁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다. ITTF재단은 오스트리아오픈, 스웨덴오픈에 서효원-김송이, 장우진-차효심 등 남북 복식조를 계속 출전시키고 ITTF재단이 남북 복식조의 출전비, 체제비 전반을 지원한다. 향후 2020년 부산세계선수권, 2020년 도쿄올림픽에도 남북 복식조가 단일팀으로 출전할 수 있도록 ITTF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남측의 서효원과 북측의 김송이는 11월 오스트리아오픈, 스톡홀롬오픈에도 여자복식조로 함께한다.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