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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11월 중국 푸톈 아시아체조선수권에서 '북한 체육영웅' 리세광은 도마와 링 종목에서 2관왕에 올랐다. 금메달을 목에 건 후 인터뷰에서 "위대한 김정은 동지의 격려가 큰힘이 됐다"며 감사를 표했다. 기자회견에서 통역이 이 부분을 영어로 정확히 통역하지 않자 북측이 통역을 바꿔달라고 요청하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북한 '역도 영웅' 엄윤철은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서 달걀을 사상으로 채우면 바위도 깰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셨다. 그 덕에 인공기를 펄럭이고 국가를 울릴 수 있게 됐다"는 인터뷰로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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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용선 남북단일팀을 집중취재중인 일본 교도통신의 사토 다이스케 기자(인도 뉴델리 특파원)는 "한국선수들과 북한선수들은 표정만 봐도 구분할 수 있을 만큼 다르다. 이번 대회에선 예전에 비해 북한 선수들의 표정이 굉장히 부드러워졌다"면서 "개막식에서 남북이 함께 손을 잡고 입장하고 이낙연 총리와 북한 리룡남 부총리와 손을 맞잡은 이후 북한선수들도 예전보다는 훨씬 자유로워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선수들이 한국 선수들과는 물론 인도네시아 관중들과도 자유롭게 셀카를 찍는 모습을 봤다. 예전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사토씨는 2007~2008년 연세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2008~2011년 한국특파원으로 일해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23년차 '한국통' 기자다. 남북단일팀 취재를 위해 팔렘방까지 10시간동안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다. 사토 기자는 "남북단일팀이 도쿄올림픽에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본 정부와 언론의 관심이 상당히 높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26일 사토 기자는 남북단일팀 여자용선 금메달 기자회견에서 "용선이 올림픽 정식 종목은 아니지만 2020년 도쿄올림픽 카누에도 혹시 단일팀으로 나올 의향이 있느냐"고 '도쿄 단일팀' 가능성을 질문했다. 북측 호수정이 작심한 듯 "말씀드리겠습네다. 우리는 언제나 준비돼 있습니다!"라고 씩씩하게 답했다. 사토씨는 "인도네시아는 북한의 오랜 우방이다. 평생 전용열차만 이용한 김정일이 유일하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비행기를 타고 방문한 곳이 인도네시아인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김정일은 1965년 김일성 주석과 함께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평생 비행기를 이용한 기록이 없다.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선언 이후 달라진 국제 정세, 스포츠를 통한 평화 무드 조성과 남북 공동입장, 인도네시아와의 우호적인 관계 등이 북한 선수단의 표정에 변화를 가져왔다. 환한 웃음은 소통과 교류의 신호다. 남북평화시대의 훈풍이 얼음장 같던 북한 선수들의 표정을 녹이고 있다.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