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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어게인! 어게인!"
최선을 다했기에 박수를 받을 만 했다. 그냥 그렇게 끝났다면 아마 여자 대표팀도 웃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미소 대신 한숨과 눈물이 걸려있었다. 통한의 비디오 판독으로 판정이 변경되면서 우승의 기쁨을 놓쳤기 때문이었다.
원래 한국은 28-28에서 마지막 주자 최인정이 절묘하게 한쪽 무릎을 굽힌 채 상체를 급격히 낮춰 상대를 찔렀다. 득점 인정. 연장 승부라 이렇게 되면 한국의 금메달이다. 숨죽이며 최인정을 응원하던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피스트로 달려나와 얼싸안으며 환호성을 질렀다.
심판은 한국의 득점을 무효처리했다. 최인정이 공격할 때 무릎이 먼저 피스트에 닿았다는 것. 거기서 멈추지 않고 최인정에게 경고를 줬다. 득점 무효까지는 그럴 수 있지만, 경고는 다소 지나친 감이 있다. 한국 선수들이 피스트 위에 뛰어올라 세리머니를 한 부분을 지적한 듯 했다. 그러자 이정운 코치가 다급히 심판에게 다가와 최인정의 무릎은 공격을 마친 뒤에 닿았다고, 비디오를 한 번 더 보자고 소리 쳤다. 애원하다시피 요청했다. 그러나 심판은 단호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결국 28-28에서 다시 경기가 재개됐다. 김이 완전히 샌 상황에서도 최인정은 열심히 상대의 빈틈을 노렸다. 하지만 끝내 통한의 일격을 허용하고 피스트에 주저 앉고 말았다. 경기가 끝난 뒤 이 코치는 다시 비디오 판독석으로 다가가 직접 비디오를 보며 심판에게 어필하려 했다. 그러나 공허한 외침이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