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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상태 핑계는 대고 싶지 않습니다."
이날 경기 후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건 박상영은 여러 차례 "부상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몸 상태가 안좋아서 졌다는 말은 하고 싶지도 않고, 상대에 대한 배려도 아니다. 그저 드미트리 선수의 기량이 나보다 좋아서 어려운 경기가 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상영은 "사실 경기 전부터 살짝 조짐이 보이긴 했다. 지금은 (무릎 통증이) 많이 진정된 상태인데, 시간이 지나면 더 괜찮아질 것 같다"면서 "(부상보다) 내가 심리적으로 지고 들어간 면이 있었다.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플레이 했다면 지금과는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한다. 그런 점이 아쉬울 뿐이다. 더불어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선배님들이 워낙 좋은 결과를 내셨는데, 선배님들과 성원해주신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이 크다. 죄송하다"며 연신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아무리 부상이 이유가 아니었다고 해도 박상영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는 게 분명하다. 그는 "오늘 경기 막판에도 '할 수 있다'는 주문을 외웠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유감스럽게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아팠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