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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인터뷰] '200m 한국 新' 박태건 "20초20 목표, 바뀐 이름처럼 더 큰 기록 세워야죠"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07-13 05:59


사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큰 기록을 하나 걸었으니, 더 큰 걸 세워야죠."

'200m 한국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박태건(27)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뛴다.

박태건은 지난 6월 28일 강원도 정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72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200m 결승에서 20초40으로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1985년 자카르타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장재근이 기록한 20초41이었다. 박태건은 주 종목을 400m에서 200m로 바꿨다. 지난해 11월에는 이름을 기존 박봉고에서 박태건으로 개명했다. 공교롭게도 개명 이후 신기록을 세웠다. 이제 더 큰 목표로 시선이 향하고 있다.

지난 10일 진천 선수촌에서 만난 박태건은 신기록을 축하하자 "너무 감사드린다. 그 기운을 그대로 가져가서 아시안게임에서 모든 걸 쏟을 수 있도록 철저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상상만 했던 장면이었다. 박태건은 "20초40이 전광펀에 떠있고, 내 이름이 옆에 있는 걸 늘 상상했다. 한국 신기록을 깨기 전의 생각이었다. 이제 목표를 높이 잡아서 20초20대를 뛸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태건은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주종목인 400m에서 6위에 그쳤다. 하지만 1600m에선 은메달을 따냈다. 박태건은 "2014년 아시안게임에선 많이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준비를 많이 하고 노력했다. 아쉬운 성적이었다. 그래도 열심히 했기 때문에 막상 후회는 없었다. 계주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고 했다. 이번에는 무조건 금메달을 딴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는 "이전 선례를 보면 20초40 정도가 우승을 하더라. 그동안 외국 대회 경험을 많이 쌓았다. 또 더 안 좋은 환경 속에서도 경기를 한 경험이 있다. 충분히 내 기록을 넘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명은 또 하나의 터닝 포인트였다. 박태건은 "사람들에게 놀림을 당할 수 있는 이름이었다. 댓글을 보면 사람들이 농담으로 '박봉고'말고 '박페라리'로 해라는 말도 한다.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경기가 있기 때문에, 그 전에 바꾸지 못하면 영영 못 바꿀 것 같아서 과감하게 개명을 했다"고 했다. 작명소에서 '돈을 많이 버는 이름'이라며 추천한 게 클 태(太) 세울 건(建)이었다. 그는 "이번에 크게 한국 신기록을 걸었다. 더 큰 걸 세울 수 있도록 모든 부분에서 잘 준비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국 육상의 미래는 밝다. 과거에는 '안 된다'는 편견이 많았다. 그러나 100m 김국영, 200m 박태건 등 스타들이 나오고 있다. 김국영에 쏠렸던 스포트라이트도 분산되고 있다. 박태건은 "좋은 현상이다. 관심을 받는 선수들이 여러 명 나오고, 그러다 보면 한국 육상이 발전하고, 인기가 좋아질 수 있다. 선수들이 노력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자신도 있다. 그는 "중국도 아시아는 안 된다는 편견을 깨고 있다. 나는 애국심이 강한 편이다. 한국 사람이라고 안 될 건 없다. 대단한 국가의 국민이다. 모든 게 변하고 있고, 계속 발전할 것이라 믿는다"고 패기있게 말했다.

박태건은 "이제 시작이다"며 "내 한국 신기록을 한 번 더 깨고 싶다. 아시안게임도 단기적으로는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20년 도쿄올림픽 때 한국인 최초로 19초대를 달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사실 개명보다 주변 모든 분들이 정말 큰 도움을 주신다. 배호원 육상연맹회장님, 최성근 강원도 육상연맹 회장님, 그리고 사쿠마 가즈히코 단거리 코치님, 유키 신페이 코디네이터 등 모든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덕분에 앞으로도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진천=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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