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너무 이기려고만 했던 것 같아요. 언젠부턴가 '이기면 좋고 지면 할 수 없고~'란 식으로 생각을 바꿨더니 마음이 많이 편해졌어요."
차분한 외모와 달리(?) 김 4단은 '욕심쟁이'다. "어릴 때부터 승부욕이 정말 강했어요. 왜, 지고 나면 울고 불고…, 억울해서 잠 못 자는 스타일 있잖아요?(웃음)"
얼마 전 심리테스트를 받았는데, 역시나 '성취지향형'으로 나왔다. 승부욕이 강한 것은 좋은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유형이란다. "맞아요. 솔직히 지는 게 두려웠어요. 어릴 때는 경기 전에 긴장도 많이 되고, 갑자기 배가 아프기도 하고…, 바둑리그에서도 상대팀 에이스랑 대진표가 짜이면 속으로 '아, 어떡해…' 걱정이 앞서곤 했어요."
김채영 4단의 당면 최고 과제는 7월의 오청원배 결승이다. 외나무다리에 만난 파트너는 공교롭게도 상대 전적 9전 전패인 동갑내기 라이벌 최정 9단이다. "실력 차이죠. 하지만 지금은 많이 좁혔다고 생각해요. 편한 마음으로 대국에 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믿습니다."
김 4단은 중국의 최강자 위즈잉 6단에게도 4연패를 당하다 2승을 올린 경험이 있다.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한 판 이겼더니 자신감이 붙더라"며 눈을 반짝인 김 4단은 "저와 위즈잉은 비슷한 집바둑 스타일이고 (최)정이는 한 방이 있는 스타일이에요. 위즈잉이 정이한테 이겼던 기보도 이번에 꼼꼼히 봐야겠어요"라며 활짝 웃었다.
김채영 4단은 부친 김성래 5단, 여동생 김다영 3단과 함께 세계 유일의 3부녀 가족 기사로도 유명하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