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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생활체육대축전 40대 농구,'왕년의 2m센터'표필상 날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5-14 17:43 | 최종수정 2018-05-14 22:30


사진제공=서울시체육회

12일 충남 아산국민체육센터 농구코트, 2018년 충남생활체육대축전 남자농구 40대부 14강전 서울-부산전이 한창이었다. 4쿼터 5분23초를 남기고 42-44로 뒤지던 서울이 짜릿한 3점포를 앞세워 4분34초를 남기고 45-44로 역전했다. 기어이 57대51, 역전승을 완성한 후 뜨겁게 환호했다. 첫 승의 기세를 몰아 서울팀은 이번 대회 40대부에서 3위에 올랐다. 땀을 비오듯 쏟아내는 서울팀 선수들 틈새, 낯익은 얼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다른 동호인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2m의 키, 선수 때보다 몸은 다소 불었지만 제공권을 장악하는 강인한 몸놀림은 여전했다.

1992년 SBS 창단멤버로 입단해, LG세이커스, 삼성썬더스, 전자랜드 등에서 무려 15년간 코트를 호령했던 '레전드' 왼손잡이 센터 표필상 선수였다. 2007년 은퇴 직후부터 표필상 농구교실을 꾸준히 운영하며, 농구 동호인들과 함께 달려왔다. 우리나이 쉰한 살의 센터는 여전히 동호인들과 함께 거침없이 코트를 누빈다. 현재 은평구농구협회장으로도 일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체육회



사진제공=서울시체육회
표 회장은 생활체육 농구의 묘미를 묻는 질문에 "농구 동호인들은 프로보다 실력에선 부족하지만 열정 만큼은 프로 이상"이라고 답했다. "프로는 이기기 위한 노력을 하지만 동호인들은 즐기기 위한 노력을 한다. 그래서 오히려 더 재미있다"며 미소 지었다. "서울시만 해도 농구클럽, 동호회가 정말 많다. 요즘은 40~50대 대회도 엄청 많이 생겼다"며 반색했다. "예전엔 40~50대가 뛰고 싶어도 대회가 없었다. 지금은 각 구마다 40~50대 대회가 활성화됐다. 40대는 40여 개 팀이 있다. 50대는 20여 개의 팀이 있다. 전국을 통틀어 600개의 농구클럽이 활발히 활동중"이라고 귀띔했다.

"서울시 25개구에서 1년에 2회 이상의 대회가 있다. 50여 개의 대회에 30대, 40대, 50대 연령별 대회가 있다. '생활대축전' 같은 큰 대회 일정이 나오면 이 중에서 에이스를 뽑는다. 미리 공지해서 선수를 뽑은 후 한달 전부터 손발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생활체육대축전 농구 종목에서 선수 출신과 동호인 출신은 자유롭게 어우러진다. 서울팀은 엔트리 12명 중 6명이 선수 출신이다. 선수 출신은 경기당 2명만 뛸 수 있다. 동호인들은 선수 출신들과 함께 뛰며 기술적으로 체력적으로 성장한다. 표 회장은 "선수 출신은 은퇴 후 3년의 유예기간이 있는데, 나는 이미 은퇴한 지 10년도 넘었다. 생활체육 농구코트는 나이와 출신을 뛰어넘어 엘리트와 동호인이 자연스럽게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매년 겨울이면 농구대잔치에 열광하고, 드라마 '마지막 승부' 만화책 '슬램덩크'에 푹 빠진 채 청춘을 보낸 40~50대에게 농구란 추억이자 로망이다. 40~50대에게 여전히 '즐기는 스포츠'로서 농구가 좋은 이유를 물었다. 표 회장은 "무엇보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운동을 계속한다는 것이 좋은 것같다"고 답했다. "골프 테니스 배드민턴 등 많은 운동이 있지만 농구는 동호인과 엘리트 선수 출신이 함께 하다보니 즐거워하시는 분들이 많다. 운동선수와 함께 뛰는 걸 즐거워 한다. 저희도 재미있다"고 답했다. "동호인들은 정말 열정적으로 뛴다. 우리도 생활체육 동호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려고 코트 안팎에서 늘 노력한다"며 웃었다.

'표 회장님'과의 깜짝 인터뷰는 유쾌한 초대로 마무리됐다. "6월 연세대 대회에는 이호근 선배님, (한)기범이형 (김)유택이형도 모두 함께 뛸 것이다. 경기도 팀에는 73세 된 선배님도 뛰신다. 한번 놀러오시라. 프로 경기 못지않은 열기와 재미가 있다."

아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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