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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결국 '악마의 9번코스'다, 원윤종-서영우 '金' 힘들어도 '銅' 가능하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2-19 10:57


18일 오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봅슬레이 2인승 경기 1차, 2차 시기가 열렸다. 2차 시기를 마치고 기록을 확인하고 있는 원윤종, 서영우. 평창=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 목표했던 금메달은 힘들어도 동메달은 가능하다.

봅슬레이 2인승 원윤종(33·강원도청)-서영우(27·경기도BS경기연맹) 조가 다시 뛴다.

원윤종-서영우 조는 19일 오후 8시 15분부터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 2인승 3~4차 시기에 출전한다.

3차 시기는 9번째로 주행한다. 오후 10시부터 펼쳐질 4차 시기는 3차 시기 성적 상위 20개 팀의 역순으로 이뤄진다.

지난 두 차례 주행을 복기해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1차 시기에서의 실수가 뼈아팠다. '악마가 산다'는 9번 코스에서 두 차례 충돌이 발생했다. '루지 황제' 펠릭스 로흐도 넘지 못했던 9번 코스였다.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의 9번 코스는 지난달 12일 스포츠조선에서 정밀하게 보도하기도 했다. 각도가 10˚ 안팎이라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구간인 9번 코스는 일직선 같지만 반전이 숨어있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좁은 8번 코스를 지나 9번 코스에 돌입하면 뻥 뚫린 직선구간이 펼쳐진다. 그러나 속임수에 불과하다. 미세한 굴곡이 숨겨져 있다. 주행기술과 경험이 없으면 9번 코스를 통과하면서 우측과 좌측 벽면에 연달아 부딪히게 된다. 시간 단축이 어려워진다. 촌음을 다투는 시간 경쟁에서 로흐처럼 악마의 덫에 사로잡혀 메달의 꿈이 날아가버리게 된다.

9번 코스는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다. 9번 코스에서 좌우 부딪힘 없이 일직선 주행을 하기 위해선 8번 코스에서부터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선수들이 딜레마에 빠진다. 속도를 줄이면서 9번 코스에 진입하게 되면 썰매 속력이 시속 90~100㎞로 떨어져 기록에 영향을 받게 된다. 그렇다고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더 큰 화를 입게 될 수 있다. 썰매가 벽면에 충돌하기 때문에 기록이 더 나빠질 수 있다. 심지어 9번을 통과하자마자 10번 코스로 진입하는 순간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또 8번에서 9번 코스로 진입하는 구간이 가파르게 꺾여있기 때문에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썰매가 밀리게 된다. 썰매가 얼음 위에 놓여 있어야 하는데 날 자체가 밀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결국 9번 코스를 부딪힘 없이 얼마나 일직선으로 통과할 수 있느냐가 10번 코스와 11번 코스를 잘 통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얘기다.


18일 오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봅슬레이 2인승 경기 1차, 2차 시기가 열렸다. 힘차게 스타트하고 있는 원윤종, 서영우.
평창=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2.18

18일 오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봅슬레이 2인승 경기 1차, 2차 시기가 열렸다. 2차 시기를 마치고 다른팀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원윤종, 서영우. 평창=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9번 코스를 총 452회나 타본 경험이 있는 파일럿 원윤종은 2차 시기에서 실수 없이 9번 코스를 잘 빠져나왔다. 1, 2차 시기 합계 1분38초89, 9위에 랭크 됐다. 그래도 고무적인 건 1차 시기 11위보다 순위를 두 계단 끌어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원윤종-서영우 조에게 금메달을 바라는 건 무리다. 0.01초의 촌각을 다투는 봅슬레이에서 0.5초는 큰 격차다. 독일의 니코 발터-크리스티안 포저 조는 1분38초39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메달 가능성은 포기할 정도가 아니다. 3위 요하네스 로흐너-크리스토퍼 발버 조(독일)와 0.31초차밖에 나지 않는다. 원윤종-서영우 조가 스타트에서 0.1초를 줄이고 주행에서 0.1초만 더 줄여도 충분히 동메달 경쟁이 가능해진다. 3차 시기에서 무조건 5위 안에 진입한 뒤 마지막 4차 시기에서 대역전 드라마를 써야 한다.

분명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그러나 지난 8년간 올림픽 금메달만 바라보면 견뎌왔던 것처럼 견뎌내야 한다. 브레이크맨 서영우가 말했듯 '포기하는 순간 끝'이다. 평창=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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