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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인터뷰]'김민석 10년 스승'이준수 코치"평창은 아쉬운 100점, 베이징땐 완전 높은곳 가야죠!"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2-14 08:09



"7살 때 취미로 스케이트를 배우다가 '나를 눈여겨보시던 코치님' 추천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김민석(19·성남시청)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체육회 공식 인터뷰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가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안양YMCA유치원에서 얼음판을 유난히 좋아하던 일곱살 소년의 재능을 알아봐준 그 코치님은 이준수 코치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만난 첫 선생님과 10년째 질긴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

' 코흘리개 애제자'로 만난 김민석이 13일 '안방' 평창올림픽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의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 깜짝 동메달을 따던 날, 스승의 얼굴에는 흐뭇함이 가득했다. 기자회견후 도핑 검사를 위해 자리를 비운 김민석의 분신같은 스케이트가 이 코치 옆에 놓여 있었다. 스케이트날 커버에는 평창2018, 태극기 로고가 선명했다.

스케이트 선수 김민석의 처음은 어땠을까. 이 코치는 " 3학년 때까지는 뚜렷한 성적이 없었다. 4~5학년 때부터 스케이트 자세도 이해하고 훈련이 몸에 배고 5~6학년 되면서 확실한 두각을 나타냈다"고 떠올렸다. "5학년 때부터 나가는 시합마다 늘 민석이 이름이 나오기 시작했다. 6학년 때부터는 3종목이면 3관왕, 4종목이면 4관왕, 중학교 때도 전관왕을 계속했다. 작년 올해 동계체전에도 4관왕… 열심히 성장하고 있다"며 웃었다.

김민석의 모든 것을 누구보다 가장 잘 아는 스승이다. 동메달 레이스에 몇점을 주고 싶으냐는 질문에 이 코치는 "100점인데 아쉬운 100점"이라고 했다. 경기전 이 코치와 김민석은 1분44초 중반대 기록을 노렸다. "객관적으로 1-2-3위는 1분44초 중초반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봤다. 작년 이곳에서 열린 종목별 세계선수권에서도 44초 중반대에서 금은동이 가려졌다. 민석이가 1분 44초6대를 갔다면 하는 아쉬움은 물론 있다. 아직까지 44초대 초반은 단거리 연습이 좀더 필요하다. 4년 뒤를 기대할 수 있다. 당장 내년부터 조금씩 좋아질 것이다. 오늘 동메달은 그동안 민석이가 최선을 다한 100%의 결과"라고 칭찬했다.

네덜란드, 미국 기자들이 김민석의 선전에 지대한 관심을 표했다. 기자회견장에서도 김민석을 향한 질문공세가 쏟아졌다. 이 코치는 "동양인이 1500m에서 메달을 딴다는 것이 신기한 일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1500m는 키와 상관 있느냐 하겠지만, 상관이 있다. 네덜란드 등 출전선수 대부분의 키가 1m90이다. 민석이는 작은 키는 아니지만 1m78이다. 그 선수들이 보기에는 머리 하나 없는 것 아니냐"며 웃었다. 신체적인 열세를 극복하는 김민석의 비결을 물었다. "스케이팅 기술과 부단한 연습 덕분이다. 민석이는 영리하다. 스케이트적으로 이해도가 뛰어나고 자기스케이팅이 확고하다"고 평가했다.

'4년 후 베이징 때 더 높은 곳을 기대해도 될까'라는 우문에 이 코치는 "완전 높은 곳을 기대해야죠"라며 하하 웃었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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