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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스키점프의 백전노장 가사이 노리아키(46)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이 가시화되고 있다.
가사이의 활공 자세는 일명 '가미카제 가시이'로 불린다. 점프 후 양 발에 찬 스키 사이로 얼굴을 내밀 정도로 고개를 크게 숙이는 특이한 자세 탓이다. 독특한 자세를 앞세워 올림픽 뿐만 아니라 세계스키선수권, 월드컵 무대에서 활약을 이어왔다. 2006년 토리노 대회 뒤 은퇴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철저한 몸관리와 투혼을 앞세워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에서조차 가사이를 두고 '레전드', '에어닛폰', '기적의 독수리' 등으로 부르며 대접하고 있다. 대회 출전 때마다 일본 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언론들이 취재경쟁을 펼칠 만큼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선수다.
그가 도전을 멈추지 않은 배경에는 순탄치 않았던 가족사도 자리 잡고 있다. 유년시절 아버지와 이혼을 딛고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가 자신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1997년 화재로 사망하는 비극을 겪었다. 이후 가사이는 명절 뿐만 아니라 월드컵 등 원정 경기 전 반드시 성묘하는 철칙을 고수 중이다. 23년 간 재생 불량성 빈혈로 투병해온 여동생을 향한 애정도 같했다. 언론 인터뷰 때마다 자신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입버릇 처럼 "여동생을 위해"라고 말해왔다. 지난해 여동생이 긴 투병 끝에 숨을 거두자 가족들은 유럽 원정 중이던 가사이의 귀국 전까지 장례 절차를 미루기도 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준비하는 가사이의 히든카드는 '가족'이다. 2014년 결혼하며 노총각 딱지를 뗀 가사이는 이번 대회에 가족들을 동반해 출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각시절 해외에 장기 체류할 때마다 후배들에게 손수 밥을 지어주기도 했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가족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금빛날개를 펼치고자 하는 의욕이 엿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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