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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볼 3쿠션 챔피언 조재호가 어린이에게 직접 포켓볼의 기본기를 전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체육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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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가 제일 재밌어요! 당연히! 다음에 또 오고 싶어요."
야무진 손끝으로 색색의 공을 응시하던 초등학생 소녀, 김민희(9), 명가은양(9·이상 청파초)이 한목소리로 외쳤다. 소녀들은 주말을 맞아 어머니와 함께 '학교 스포츠 체험 과제'를 하기 위해 서울숲을 찾았다. '당구 3쿠션 챔피언' 조재호가 직접 큐대를 잡고 소녀들에게 포켓볼의 기본 자세를 가르쳤다. 볼이 상기된 소녀들은 원포인트 레슨, 몇 분만에 포켓에 볼을 쏙쏙 집어넣더니, 한동안 테이블을 떠날 줄 몰랐다.
서울시와 서울시체육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2017 서울 스포츠 재능나눔 페스티벌이 25일 서울숲 가족마당에서 열렸다. 2015년부터 3회째 진행된 이 행사는 서울시 직장운동경기부 소속 엘리트 선수, 올림피언들이 서울시민, 꿈나무들을 직접 만나 함께 땀을 흘리고, 노하우를 공유하며 스포츠를 한결 가깝게 느끼게 하는, 스포츠 축제의 장이다. 양궁, 자전거, 체조, 펜싱, 축구, 탁구(휠체어 탁구), 핸드볼, 철인3종, 조정, 당구, 컬링(휠체어 컬링) 등 11개 종목 체험마당,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직접 '원포인트 레슨'에 나섰다. 또다른 부스에선 서울스포츠과학센터의 최첨단 장비시스템을 활용한 시민건강 측정도 이뤄졌다.
주말 아침 스포츠 체험학습을 위해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숲을 찾은 학부모들이 눈에 띄었다. 주말 산책을 즐기던 서울숲 인근 주민, 남녀노소 시민들도 속속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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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서울시체육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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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훈 서울시청 양궁팀 감독이 직접 활을 잡고 양궁의 기본기를 가르쳤다. 초심자들을 위해 사대를 가까이 설치했다. 직접 활을 맞춤형으로 조정한 후, 영점 조준하는 법을 친절하게 전수했다. 아내와 함께 서울숲을 찾은 이상재씨(66)는 원포인트 레슨 5분만에 10점을 명중시킨 후 이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환호했다. 연거푸 10점을 꿰뚫은 후 "내 나이 66세인데 이제서야 양궁에 재능을 발견했다. 대회에 나가봐야겠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 감독은 "아, 조금 일찍 양궁을 만나셨어야 하는데… 제 선수로 키웠어야 하는데"라는 농담으로 화답했다. 서울 용마중에 재학중인 이상헌군(13)은 "올림픽때 TV로 보면 선수들이 하는 것은 엄청 쉬워보였는데 실제로 해보니 결코 쉽지 않다. 그래도 과녁을 맞히는 과정이 정말 재밌다"며 웃었다. 이군은 아버지의 권유로 재능나눔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서울시체육회 홈페이지에 회원 가입 후 예비군 서바이벌 등 시민스포츠 행사에 참여해왔다는 아버지 이병호씨(46)는 "서울시체육회 홈페이지를 보면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좋은 행사들이 많다. 관심 있는 행사가 있으면 참가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이태훈 감독은 칼바람에 아랑곳않는 시민들의 참가 열의에 흐뭇함을 드러냈다. "양궁은 올림픽 효자종목이지만 올림픽이 끝나고 3개월만 지나면 잊혀진다. 오늘 봐서 알겠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종목이다. 장비도 비싸지 않다. 집중력, 판단력을 높일 수 있어, 시니어 스포츠로도 적합하다. 가족, 친구들과 점수를 겨루며 게임할 수 있다. 과녁을 맞히는 순간 스트레스도 다 날아간다"며 양궁 예찬론을 펼쳤다. "프랑스에는 300여 개의 양궁클럽이 있다. 우리도 세계 최고의 양궁강국 답게 생활 스포츠로서의 저변을 넓혀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궁 부스 옆에 자리한 포켓볼 역시 단연 인기 종목이었다. 대한민국 3쿠션 챔피언, 2015년 세계 팀3쿠션선수권 준우승, 2017년 실내무도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인 조재호는 "당구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종목이다. 공 하나, 큐대 하나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보낼 때의 짜릿한 손맛이 당구의 매력이다. 계속 생각을 해야하는 두뇌 스포츠로서 어르신들의 치매예방에도 좋다. 가족 단위로 즐기는 이들도 많아졌다"며 자부심을 표했다. "12월3일부터 당구장 금연법이 시행되면서 당구에 대한 편견이나 부정적인 시선도 사라질 것으로 믿는다. 당구문화가 바뀔 것이다. 더 많은 시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즐겁게 당구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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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서울시체육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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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직장운동부 선수들은 시민들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고심했다. 철인3종팀은 수영-사이클-마라톤으로 구성된 종목을 시민들에게 손쉽게 알리고자, 미니 철인 3종 경기를 만들어냈다. 수영모와 캐리어, 세발자전거 등 기발한 소품까지 준비했다. 안경훈 감독이 직접 타이머를 들고 임종율, 강희창 등 '철인'들이 시민선수들의 랭킹을 체크하는 모습은 이채로웠다. 리우올림픽 최고 인기종목, 펜싱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서울시청 펜싱팀은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플라스틱 마스크와 플라스틱칼을 준비했다. '인천아시안게임 펜싱 2관왕' 전희숙, '국가대표' 윤서인등이 플라스틱칼을 들고 아이들과 피스트에서 치열한 칼싸움을 펼쳤다. 전희숙은 "런던올림픽 이후 펜싱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아직도 펜싱을 어렵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다. 운동량도 많고, 상대가 있기 때문에 즐겁고, 어린친구들도 안전한 용구로 즐길 수 있는 종목 "이라고 말했다. "올림피언으로서 5년째 매년 재능나눔 행사에 나와 시민, 꿈나무를 만나고, 타종목 선수들과도 친해질 수 있어 운동회처럼 즐겁다"는 소감을 밝혔다.
사이클, 조정 부스에서도 선수용 훈련장비들을 완비한 채 시민들을 맞았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사이클 금메달리스트, 2016년 리우올림픽 국가대표 감독이 '레전드' 조호성 서울시청 사이클팀 코치도 직접 시범에 나섰다. "사이클에 대한 동호인들의 관심과 수준은 엘리트 못지 않다"며 뿌듯함을 표했다. 이클 동호인들을 향한 멘토링도 잊지 않았다. "동호인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것은 어떻게 하면 잘 탈 수 있느냐는 것이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연습, 훈련이 중요하다. 잘 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하게 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매년 열리는 서울시 스포츠 재능나눔 페스티벌에 오시면 노하우를 직접 알려드리겠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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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서울시체육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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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여자축구팀 '국가대표' 이금민은 골반 부상중에도 이날 행사장에서 시민들과 함께했다. 볼 잘차는 법을 묻는 질문에 직접 시범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노하우를 전수했다. "축구를 시민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정말 기쁘고 의미있는 자리"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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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서울시체육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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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통합 이후 대한민국 스포츠 패러다임은 급변하고 있다. '서울시 재능나눔 페스티벌'은 서울시 직장운동부 전문선수들과 스포츠를 즐기는 시민, 동호인들이 소통하고 교류할 기회다. 동기부여, 멘토링을 통해 비인기 스포츠의 저변을 넓힐 더없는 기회다.
3년째 스포츠재능나눔 페스티벌을 진행하고 있는 최한철 서울시 체육정책과장은 "바쁜 일상과 추운 날씨 탓에 운동하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스포츠 이벤트를 마련해 건강한 삶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번 행사를 통해 평소 소외된 엘리트 체육, 비인기 종목들이 시민들에게 알려지고 사랑받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울숲=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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