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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무려 1억 1300만 달러(한화 약 1647억원)에 6년 계약을 맺은 중견수가 있는데, 소속팀이 동 포지션에 리그 최고의 선수를 영입하려한다.
기본적으로 우수한 타구질을 지녔고, 풀타임을 뛴다면 30홈런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 유독 튀는 1년을 제외하더라도 매년 두자릿수 홈런, 20개 이상의 도루, 정상급의 수비력을 이미 가진 준수한 선수다.
여기에 나이 또한 1997년생으로 젊다. 1998년생인 이정후와 1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반면 샌프란시스코가 로버트 주니어를 영입한다면, 이유는 단 하나다. 비록 첫 시즌밖에 치르지 않았고, 그나마도 부상으로 5월 중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됐다곤 하지만, 이정후의 향후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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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영입은 이같은 팀의 흐름을 바꾸기 위한 도박이었고, 적응기임을 감안해도 첫 시즌은 대실패였다. 이정후는 부상으로 인해 단 37경기를 뛰는데 그쳤고, 그때까지의 성적도 타율 2할6푼2리 2홈런 10타점 OPS 0.641로 부진했다.
부상 당시의 무리한 펜스 수비 또한 부진한 성적으로 인한 조급함이 엿보였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미 이정후를 영입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파르한 자이디 사장, 피트 푸틸라 단장은 모두 경질됐다.
반전을 꿈꾸는 샌프란시스코로선 지난해 OPS 0.657로 최악의 한해를 보낸 로버트 주니어를 염가에 영입할 기회이기도 한 셈이다. 현지 매체들은 로버트 주니어에 대해 '한해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5툴을 두루 갖춘 MVP급 재능'으로 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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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주니어를 노리는 팀은 샌프란시스코 뿐만이 아니다. 신시내티 레즈 역시 유망주 패키지를 제시하는 한편, 연봉 보조 조건을 두고 줄다리기하며 로버트 주니어의 영입을 노크중이다. 이들 외에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 중견수를 노리는 팀은 많다. 보스턴 레드삭스, 미네소타 트윈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등도 꼭 중견수가 아니라도 '오른손 거포'의 시점에서 로버트 주니어를 원하고 있다.
다만 트레이드가 시즌 전에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그만큼 로버트 주니어의 가치가 크다. 화이트삭스 입장에서도 이만한 거물급 선수가 한해 부진 후 단숨에 반등할 경우 그 여파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로버트 주니어를 트레이드 매물로 논의중인 양측의 눈높이가 완전히 다르다는 뜻이다.
다만 로버트 주니어가 올시즌 중 뛰어난 활약을 보이더라도 팀 구성을 정리중인 화이트삭스의 팀 상황이나 전력을 고려하면 트레이드 분위기는 진하다. 현지에서는 4월말~5월초에 로버트 주니어의 트레이드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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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 데뷔 첫해의 이정후는 그답지 않았다. 특유의 선구안도 장타력도 사라진 모습이었다. 현지에선 적응 문제보다는 KBO리그에선 공략하지 못했던 기존의 약점이 여지없이 후벼파인 결과라는 시선도 많다. 이정후로선 무기력하기까지 했던 지난 모습을 뼈저리게 반성하고, 올해는 다른 타격을 보여줘야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