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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미녀 기사' 헤이자자 7단 "삼성화재배에서 꼭 1승"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7-09-04 16:29


◇2017삼성화재배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하는 대만의 헤이자자 7단. "상대가 누구건 물러서지 않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사진제공=한국기원

"전력을 다해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

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에 대만기사로는 최초로 와일드카드로 선정된 대만의 헤이자자 7단(23)이 당찬 각오를 밝혔다.

개막식이 열린 4일, 일산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만난 헤이자자 7단은 "삼성화재배처럼 훌륭한 선수들이 출전하는 큰 대회에 와일드카드로 나서게 되어 영광"이라며 "남자 선수들과 실력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상대가 누구이건 한 발 한 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대국이 많아 좋은 실전감각을 유지해왔다"며 "일단 1승을 거두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호주인 아버지와 대만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헤이자자 7단은 여섯살 때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바둑돌을 처음 잡았다. 2008년 중국에서 프로에 입단한 뒤 각종 세계 기전에 대만 대표로 출전하며 커리어를 쌓아왔다. 특히 지난 6월 중국에서 열린 인간과 인공지능의 페어 바둑대회에서 한국의 이창호 9단 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해 눈길을 모았다.

헤이자자 7단은 출중한 실력 못지 않은 빼어난 미모로 항상 '미녀 기사'란 꼬리표를 달고 다닌다. 세상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만도 하다. 그러나 "저보다 언니가 훨씬 예쁘다"며 살짝 말을 돌린 뒤(?) "외모와 바둑은 상관없다. 그런 말에 신경 쓰지 않고 대국에만 집중할 뿐"이라고 쿨하게 답했다.

하지만 화려한 외모는 어찌할 수 없는 법. 실제로는 프로 기사 뿐아니라 연예 활동도 병행하고 있는 만능 재주꾼이다. 광고와 뮤직비디오 출연, 그리고 프로야구 시구 등에 나서는 대만의 인기스타다. 최근엔 루이비통의 가을 신상품 이벤트에 출연했다고 한다.

"수천년간 바둑이 두어졌지만 한 번도 같은 기보가 나온 적이 없다"며 '천변만화(千變萬化)'를 바둑의 매력으로 꼽은 헤이자자 7단은 1970~80년대 일본에서 맹활약했던 대만의 세계적인 기사 린하이펑(林海峰) 9단을 가장 존경한다고 말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자상함과 배려심, 친근한 인간미를 배우고 싶다"는 게 그 이유다.

헤이자자 7단은 한국에서 자주 대국을 펼쳐 국내 팬들과도 친숙하다. 2011년 알게 된 박지연 5단과는 '절친'이다. 한국에 오면 식사도 하고 여행도 함께 다닌다.


자신의 약점에 대해 "초읽기에 몰렸을 때가 가장 힘들다. 급하게 바둑돌을 놓곤 한다"며 털어놓은 헤이자자 7단은 "이번 삼성화재배에 좋은 성적을 거둔 뒤 언젠가 세계 여자바둑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는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5일 열리는 32강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의 박정환 9단을 비롯해 이세돌 9단, '디펜딩 챔피언'인 중국의 커제 9단, '일본 7관왕' 이야마 유타 9단 등 각국을 대표하는 기사 32명이 총 출동한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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