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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을 다해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
호주인 아버지와 대만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헤이자자 7단은 여섯살 때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바둑돌을 처음 잡았다. 2008년 중국에서 프로에 입단한 뒤 각종 세계 기전에 대만 대표로 출전하며 커리어를 쌓아왔다. 특히 지난 6월 중국에서 열린 인간과 인공지능의 페어 바둑대회에서 한국의 이창호 9단 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해 눈길을 모았다.
헤이자자 7단은 출중한 실력 못지 않은 빼어난 미모로 항상 '미녀 기사'란 꼬리표를 달고 다닌다. 세상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만도 하다. 그러나 "저보다 언니가 훨씬 예쁘다"며 살짝 말을 돌린 뒤(?) "외모와 바둑은 상관없다. 그런 말에 신경 쓰지 않고 대국에만 집중할 뿐"이라고 쿨하게 답했다.
"수천년간 바둑이 두어졌지만 한 번도 같은 기보가 나온 적이 없다"며 '천변만화(千變萬化)'를 바둑의 매력으로 꼽은 헤이자자 7단은 1970~80년대 일본에서 맹활약했던 대만의 세계적인 기사 린하이펑(林海峰) 9단을 가장 존경한다고 말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자상함과 배려심, 친근한 인간미를 배우고 싶다"는 게 그 이유다.
헤이자자 7단은 한국에서 자주 대국을 펼쳐 국내 팬들과도 친숙하다. 2011년 알게 된 박지연 5단과는 '절친'이다. 한국에 오면 식사도 하고 여행도 함께 다닌다.
자신의 약점에 대해 "초읽기에 몰렸을 때가 가장 힘들다. 급하게 바둑돌을 놓곤 한다"며 털어놓은 헤이자자 7단은 "이번 삼성화재배에 좋은 성적을 거둔 뒤 언젠가 세계 여자바둑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는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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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