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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62)의 IOC위원 입후보 신청서를 제출했다.
정부와의 사전 교감 여부가 관심사다. IOC의 스포츠와 정치 분리 원칙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기관은 일체 함구하고 있지만, 새정부 출범 직후 IOC위원 입후보가 갑작스럽게 이사회 심의사항 의제로 채택됐고, 유례없이 신속한 IOC 위원 후보 결정에 이어 '자리 욕심'에 대한 비판과 '셀프 추천'의 모양새를 감수하고 일사천리로 진행된 일련의 입후보 과정은 이 회장과 체육회의 단독 결정이라 보기 어렵다. 과거 사례들에 비추어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 외교 활성화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KOC의 IOC 멤버는 병상에 있어 실질적인 활동이 불가능한 이건희 삼성그룹회장과 지난해 리우올림픽에서 나홀로 분투해 당선의 기적을 쓴 유승민 IOC선수위원 뿐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이자 정관계에 '마당발'로 통하는 이 회장은 현 정부와 관계가 좋다.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인 3월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2000여 명의 체육인들이 결집한 대한민국체육인대회를 개최, 체육인들의 지지를 우회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이 회장이 문 후보를 '그림자 수행'한 이 자리에는 문재인 캠프에서 문화예술교육특보단장로 일하던 도종환 신임 문체부 장관도 함께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5년째 활동해온 도 장관은 대선 유세 기간중인 4월 대전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및 시·도(시·군·구)체육회 임직원 워크숍에도 참석해 체육정책에 대한 관심과 함께 이 회장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29일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이 30일 무주세계태권도선수권 폐회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다. 유승민 IOC 선수위원도 배석할 것으로 보인다. IOC 위원 결정에 있어 IOC 위원장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28일부터 내달 1일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순방길에 오르는 만큼, 이낙연 국무총리 등과 회동할 가능성이 높다. 평창올림픽 북한 참가 논의와 함께 IOC위원 관련 이야기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