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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없는 관리단체' 수영연맹…결국 피해는 선수의 몫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7-04-09 11:13


ⓒAFPBBNews = News1

2017년 경영 국가대표 선발전 일정이 확정됐다. 대한수영연맹은 지난달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5월 12일부터 15일까지 김천실내수영장에서 경영, 다이빙, 수구,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의 2017년 국가대표 선발대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세부사항은 보름이 지난 8일 확정·공지됐다.

이번에 선발된 선수들은 제17회 국제수영연맹(FINA)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7월14~30일), 제29회 대만 타이베이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8월19~30일), 제5회 투르크메니스탄 아슈가바트 아시아실내·무도대회(9월17~27일) 등에 파견된다.

변경된 일정+운영 방식

예년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다. 일정이다. 예년에는 보통 4월에 열렸다. 실제 지난해는 4월 25일부터 29일까지 광주 남부대시립국제수영장에서 제88회 동아수영대회 겸 2016년 리우올림픽 대표선발전이 펼쳐졌다. 올해는 그보다 보름가량 늦춰졌다.

연맹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대표선발전과 일반 수영대회를 겸해 진행했다.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며 "선발전을 따로 떼서 진행하려다 보니 대회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선발전과 일반 대회를 분리해 치르게 되면서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번 선발전은 부별 구분 없이 오픈 대회로 펼쳐질 예정이다. 연맹 관계자는 "초중고 등 부별로 경쟁을 제한했다. 이번에는 그 방식을 바꿔서 오픈 대회로 진행할 예정이다. 순수하게 기록으로 레인을 배정해 경기를 치른다"며 "예를 들어 고등학교 선수의 기록이 좋으면 일반부와 같은 조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회 한 달 반 앞두고 확정…현장의 한숨

다소 늦춰진 일정과 변화된 방식. 연맹 관계자는 "예년과 비교해 불과 10일 정도의 텀이 있다. 그 정도면 선수들 경기력에 큰 문제가 없다는 전문가들의 자문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일정이 불과 한 달 반 앞두고 확정된 만큼 훈련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대표선발전 일정 발표가 늦어지면서 지난해 일정을 기준 삼아 훈련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A선수 관계자는 "수영은 기록경기다. 리듬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선수의 경기력이 달라진다"며 "지난해 기준에 맞춰 4월 20일쯤에 최고점을 찍을 수 있도록 훈련했다. 일정이 보름 정도 늦어지면서 리듬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B선수 관계자는 고민이 산더미다. 훈련 일정은 물론이고 당장 훈련할 장소부터 물색해야 했다. B선수 관계자는 "대표선발전이 4월에 열릴 줄 알았는데, 5월로 늦어지면서 훈련 장소를 찾아야 했다. 몇 군데를 알아봤는데 다른 팀·학교도 사용해야 해서 대관이 쉽지 않다"며 "결국 다른 도시로 원정 훈련을 가게 됐다. 그나마도 두 팀이 나눠 사용해야 한다"고 씁쓸해했다.

연맹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일정을 늦게 발표한 것은 인정한다. 현재 우리 사정상,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며 "참가요강은 세부적으로 수정할 것이 있어서 전문가, 경기가 열릴 수영장 등과 조율을 해야 해서 같이 발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관리단체, 결국 피해는 선수 몫

지난해 3월 25일 대한수영연맹은 대한체육회 제1차 이사회에서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당시 대한체육회는 연맹의 재정악화 등 기타 사유로 원만한 사업 수행 불가'항목을 적용했다. 실제 연맹은 전무이사, 시도 연맹 상임이사 등이 불법 비리 행위 혐의로 잇달아 구속되며 문화체육관광부의 보조금 지원이 중단된 상태였다.

그로부터 시간은 1년이 지났지만, 연맹의 상황은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지난달에는 밀린 요금 때문에 사무실 유선 전화가 끊기기까지 했다. 지난해 이기흥 전 대한수영연맹회장이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됐지만 '친정' 수영연맹 정상화는 지지부진하다. 실질적인 체육단체 통합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관리단체 해제를 위해서는 집행부 정상화가 필수 요건이나 회장 선임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수영국가대표 전임지도자 퇴직금이 5년 가까이 밀리면서 빚이 수억원에 달하고, 안팎의 내홍과 불신이 심각한 상황에서 '골칫덩어리' 연맹을 선뜻 맡겠다는 회장이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말 대한수영연맹 관리위원회는 대회위원회를 구성해 류득하(관리위원회 위원) 김용태(경영위원) 전정임(다이빙위원) 김정열(수구위원) 박지영(싱크로위원) 등 각 대회를 운영할 종목별 위원을 선임했다. '대한수영연맹 전국수영대회의 원활한 추진 및 운영 등 행정적 업무 지원'이 목적이지만, 일부 수영인들은 이 또한 '밀실 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관리위원회, 연맹과 수영인들 사이의 불신이 골깊다.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관리단체로 손발이 묶인 상황, 집행부도 없는 상황에서 연맹 또한 사실상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노력하고 있다"는 대답만 되풀이하고 있다. C 관계자는 "대표선발전 일정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진 것도 사실상 중심을 잡고 일을 해결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연맹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결국 피해는 애꿎은 선수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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