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재인-유승민-심상정 후보, '체육인대회'서 '체육공약' 내놨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7-04-09 18:43



대한체육회(회장 이기흥)를 포함한 13개 체육단체가 주최한 '2017 대한민국 체육인대회'가 9일 오후 2시,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렸다.

체육학자, 체육 유관단체 관계자 및 일선 지도자, 초등학교 스포츠강사 등 2000여 명이 운집했다. 차기 대권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 3명이 참석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세월호 인양 등 다른 일정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했다.

1부는 '공정한 체육 조성과 위상 제고'를 주제로 각계각층의 체육인 7명(대한체육회 1명, 시도체육회 1명, 초등스포츠강사 1명, 엘리트체육지도자 1명, 장애인체육 1명, 여성체육 1명, 무예체육 1명)이 지정발언을 이어갔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일찌감치 홀로 자리했다. 한달 임금 150만원, 11개월 계약직 등 열악한 처우 문제를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는 초등 스포츠강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2부 '대한민국 체육인 대회'결의문을 낭독하는 순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강신욱 한국체육학회장 등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나란히 입장했다. 곧이어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행사장에 도착했다.

스포츠를 국민의 기본권리로 선언하는 '2017 대한민국 체육인대회' 결의문 낭독이 이어졌다. '스포츠 적폐를 청산하고 공정한 스포츠 생태계를 복원하여 국민과 함께하는 체육문화를 만든다. 스포츠를 국민의 기본권리로 선언하고 국가의 중요한 정책으로 그 역할과 위상을 정립한다. 대통령 직속 체육위원회의 설치와 정부 예산의 1% 배정을 촉구한다. 국민을 위한 체육주권의 확립을 위해 체육단체의 재정 자립과 자율성을 확보한다. 학교체육에 근간을 둔 합리적 체육 발전 시스템을 구축한다. 초등학교 스포츠 강사와 스포츠 지도자의 정규직화를 촉구한다. 전통체육을 지원, 육성하여 민족문화의 자긍심을 드높인다. 국가적 지원과 체육인의 역량을 결집하여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다짐한다'는 8가지 결의에 대선주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기념촬영 후 각 당의 대선후보들이 차례로 연단에 올랐다. 체육인들 앞에 각 캠프의 '체육공약'을 첫선 보였다. 가장 먼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무대에 올랐다. 미리 준비된 빼곡한 원고를 또박또박 읽어내려갔다.

"박근혜 국정농단의 출발은 체육농단이었다. 체육계를 비리집단, 불공정 세력으로 매도하고 탄압했다. 진심으로 위로드리며, 공정성을 되찾아 체육인들의 자존심을 찾아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대입 체육 특기자 제도를 만들어 투명하게 공개하겠다. 체육단체 자율성도 드높여야 한다. 국가는 최대한 지원하고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 통합체육회 시도체육단체의 자율성이 털끝 하나 훼손되지 않도록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백세시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 공약도 내놨다. "1960년 3.7%에 불과했던 65세이상 인구 올해 13.7%로 늘었다. 710만 명이다. 국민백세시대 행복의 제1조건은 역시 건강"이라면서 "생활체육 현실은 너무 부족하다. 사회인야구단이 2만 개인데 전국 야구장은 359개에 불과하다. 저소득층, 여성, 장애인의 참여율은 집계조차 안된다. 국민 누구나 걸어서 10분안에 체육시설을 만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진해온 "스포츠클럽 지원법 제정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학교체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학교체육은 대한민국 체육의 근간이다. 학교체육이 제대로 서야 우리학생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 모든 학교에서 예체능 교육을 더 늘리고 지원하자는 것이 저의 핵심적인 교육정책"이라고 밝혔다. "학생선수가 운동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공부하는 운동선수, 운동하는 일반학생을 비전으로 학교체육진흥회를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체육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체육인을 제대로 대우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초등 스포츠 강사 처우 개선과 함께 체육인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체육인 복지법도 제정하겠다"라고 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도 이야기했다.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도 약속한다. 남북의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겠다. 남북체육 교류가 남북통일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왔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초등 스포츠강사 문제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초등학교 스포츠 강사들이 우리 아이들 가르치느라 고생 많다. 전국에 2500명쯤 되는 스포츠 강사를 한 학교당 1명씩 두려면 5800명이 필요하다. 꼭 모시도록 하겠다. 처우 문제를 개선하겠다. 정규직으로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다. "17년동안 정치를 하면서 빈말은 한번도 한 적이 없다.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공약이 노동과 관련한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고 했다. "비정규직 중 늘 상시적 지속적으로 일하는 스포츠강사의 경우 반드시 정규직화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약속 드린다"고 거듭 말했다. "급여가 130만~150만원이면 최저임금에 겨우 해당하는 수준이다. 예산 상황 보면서 정규직화과 함께 처우를 확실히 올려드리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체육인들의 결의문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언급하며 관심을 표했다. "나는 스포츠를 엄청나게 좋아하는 사람이다. 내 비서진중에는 아시안게임 레슬링 동메달리스트도 있다"는 말로 체육인들과 소통했다. "대통령 직속 체육위원회에 대한 제안이 있는데, 역대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만들어 내실있게 한 적이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문체부에서 체육부분을 분리해서 별도 독립해서 국민을 위해 일하게 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한다. 그러나 체육부, 문화관광부를 따로 만들면 부처수가 너무 많아진다. 위원회보다 더 효과적이고 강력한 체육청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체육 예산 1% 증액' 요구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국가 총예산이 400조7000억원이다. 그중 체육 예산은 1조5000억원, 0.38%다. 1%는 당장 4조원이다. 1조5000원을 4조원으로 당장 올려주겠다고 말하면 거짓말이 될 수 있다. 0.38%를 제 임기 5년안에 최소한 2배로 올려서 여러분의 모든 활동이 뒷받침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진정성 있는 공약에 박수가 터져나왔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여러분의 사기가 많이 저하됐을 줄 안다.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위로했다. "깨끗하고 공정하고 정의가 바로 선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여러분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심상정 정의당 후보 역시 상처받은 체육인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메달이나 성과를 떠나서 어려운 여건에서 견뎌내면서 대한민국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가장 헌신한 분들이 체육인들"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오늘 여기 대선후보들을 부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체육인들이 이룬 성과에 대해 얼마나 존중하고 어떻게 평가해왔나. 체육인들을 위해 무엇을 해왔는지 따져 물어보려고 부른 것 아닌가"라는 '사이다' 발언에 체육인들이 환호했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보면서 그동안 우리 체육인들이 흘린 소중한 땀이 짓밟히는 분노를 느끼셨을 것이다. 한줌 자존심이 무너졌다는 이야기에 가슴아팠다. 무너진 자존심 제가 바로 세워드리겠다. 스포츠기본권인 사회를 만들겠다. 우리 체육인들을 권력으로부터 해방시키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통합 대한체육회를 중심으로 정책, 제도, 예산을 직접 기획하고 자율성 확대해서 대한민국 체육 정책의 중심에 체육인들이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비정규직 스포츠 강사들에 대한 정책도 빼놓지 않았다. "스포츠강사님들, 척박한 현실을 잘 알고 있다. 선생님의 자존심을 이렇게 흔들어놓고 좋은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다. 체육정책은 노동정책이자 복지정책이 돼야 한다. 비인기 종목 선수들, 헌신적으로 지도하는 지도자들, 설비 시설 책임지는 체육계 노동자들, 스포츠 강사들 등 체육계 종사자들이 대한민국에 헌신한 만큼 당당한 자부심을 갖도록 체육인이 당당한 나라 꼭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20세기 국위선양이 금메달이었다면, 21세기의 국위선양은 스포츠 기본권이 확립되는 사회"라고 단언했다. "국민체육시대, 그게 국가의 미래고 국민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대신해 송기석 의원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대신해 염동렬 의원이 연단에 올라 후보를 대신해 체육인들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 등도 대선주자들과 체육인들의 만남 현장에서 자리를 함께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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