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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쿼터백 톰 브래디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9-28, 마지막 4쿼터가 시작됐다. 역시 스포츠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브래디의 포효가 시작됐다. 반세기를 넘은 슈퍼볼 역사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 주연은 뉴잉글랜드와 브래디였다. 기적같은 역전극의 막이 올랐다.
뉴잉글랜드는 4쿼터 4분 16초 3점짜리 필드골을 성공시키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또 9분 4초 터치다운에 이은 2포인트 컨버전을 묶어 11점을 뽑아내며 20-28, 8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그리고 경기 종료 3분 30초를 남겨두고 공격권을 가져왔고, 57초를 남겨두고 터치다운에 성공했다. 하지만 26-28, 2점이 모자랐다. 뉴잉글랜드는 2포인트 컨버전에 다시 성공하며 극적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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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청부사' 브래디도 새 역사의 주인공이었다. 터치다운 패스 2개를 포함해 패스 시도 62번 중 43개를 정확하게 연결해 466패싱 야드를 기록했다. 34회 슈퍼볼에서 커트 워너가 기록한 슈퍼볼 최다 패싱 야드 기록(414야드)을 경신했다. 26회 슈퍼볼에서 짐 켈리가 세운 최다 패스 시도 기록(58회)도 갈아치웠다.
쿼터백으로는 사상 최초 5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아올린 그는 슈퍼볼 MVP(최우수선수) 기록도 갈아치웠다. 브레디는 올 해에도 이견이 없는 MVP였다. 그는 쿼터백의 전설 조 몬태나(3회)를 따돌리고 슈퍼볼 MVP 최다인 4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브래디는 '바람 빠진 공'(디플레이트 게이트) 추문에 휩싸이며 NFL 사무국의 징계를 받아 올 시즌 정규리그 첫 4경기에 결장했다. 그의 시대는 끝났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지독한 연습벌레인 그는 자신에게 혹독할 만큼 채찍질을 하며 팬들에게 대반전을 선물했다.
브래디는 "믿기지 않는다"며 기뻐했다. 그리고 아내인 톱 모델 지젤 번천과 뜨겁게 '우승 입맞춤'을 했다. 제51회 슈퍼볼은 '기적'이라는 단어를 역사에 남겼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