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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미문의 역사를 쓴 톰 브래디 그리고 뉴잉글랜드의 기적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7-02-06 18:23


ⓒAFPBBNews = News1

불혹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쿼터백 톰 브래디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2쿼터 종료 2분21초 전, 애틀랜타 팰커스에 인터셉션에 이은 터치다운을 허용하자 망연자실했다. 뉴잉글랜드는 0, 애틀랜타는 21점이었다. 뉴잉글랜드는 2쿼터 종료직전 3점짜리 필드골을 성공시키며 가까스로 '0의 침묵'을 깼다.

그러나 하프타임 후에도 애틀랜타의 서슬퍼런 기세는 계속됐다. 애틀랜타는 3쿼터 6분29초 또 한번 터치다운을 성공했다. 28-3, 점수 차는 무려 25점으로 벌어졌다. 애틀랜타의 사상 첫 슈퍼볼 제패가 현실이 되는 듯 했다. 반면 패색이 짙은 뉴잉글랜드 벤치에는 적막이 흘렀다. 뉴잉글랜드는 3쿼터 중반 터치다운에 성공하며 추격에 불씨를 당기는 듯 했지만 '1점 짜리' 필드골에 실패하며 또 한번 한숨을 지어야 했다.

9-28, 마지막 4쿼터가 시작됐다. 역시 스포츠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브래디의 포효가 시작됐다. 반세기를 넘은 슈퍼볼 역사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 주연은 뉴잉글랜드와 브래디였다. 기적같은 역전극의 막이 올랐다.

뉴잉글랜드는 4쿼터 4분 16초 3점짜리 필드골을 성공시키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또 9분 4초 터치다운에 이은 2포인트 컨버전을 묶어 11점을 뽑아내며 20-28, 8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그리고 경기 종료 3분 30초를 남겨두고 공격권을 가져왔고, 57초를 남겨두고 터치다운에 성공했다. 하지만 26-28, 2점이 모자랐다. 뉴잉글랜드는 2포인트 컨버전에 다시 성공하며 극적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사상 첫 슈퍼볼 연장전이었다. 애틀랜타에는 기회가 돌아가지 않았다. 뉴잉글랜드가 먼저 터치다운을 찍으며, 갱없는 대혈투의 주연으로 우뚝섰다. 브래디의 입가에도 비로소 미소가 번졌다.


ⓒAFPBBNews = News1
슈퍼볼 사상 최다인 25점 차를 극복한 역대 최고의 역전 드라마였다. 뉴잉글랜드가 통산 5번째 '빈스 롬바르디'를 품에 안았다. 뉴잉글랜드는 6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NRG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와의 미국프로풋볼(NFL) 제51회 슈퍼볼에서 연장 접전 끝에 34대28(0-0, 3-21, 6-7 19-0 연장<6-0>)로 승리했다. 2002년, 2004년, 2005년, 2015년 슈퍼볼을 제패한 뉴잉글랜드는 올 해 다시 정상에 오르며 통산 5번째 챔피언의 역사를 달성했다.

'우승 청부사' 브래디도 새 역사의 주인공이었다. 터치다운 패스 2개를 포함해 패스 시도 62번 중 43개를 정확하게 연결해 466패싱 야드를 기록했다. 34회 슈퍼볼에서 커트 워너가 기록한 슈퍼볼 최다 패싱 야드 기록(414야드)을 경신했다. 26회 슈퍼볼에서 짐 켈리가 세운 최다 패스 시도 기록(58회)도 갈아치웠다.


쿼터백으로는 사상 최초 5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아올린 그는 슈퍼볼 MVP(최우수선수) 기록도 갈아치웠다. 브레디는 올 해에도 이견이 없는 MVP였다. 그는 쿼터백의 전설 조 몬태나(3회)를 따돌리고 슈퍼볼 MVP 최다인 4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브래디는 '바람 빠진 공'(디플레이트 게이트) 추문에 휩싸이며 NFL 사무국의 징계를 받아 올 시즌 정규리그 첫 4경기에 결장했다. 그의 시대는 끝났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지독한 연습벌레인 그는 자신에게 혹독할 만큼 채찍질을 하며 팬들에게 대반전을 선물했다.

브래디는 "믿기지 않는다"며 기뻐했다. 그리고 아내인 톱 모델 지젤 번천과 뜨겁게 '우승 입맞춤'을 했다. 제51회 슈퍼볼은 '기적'이라는 단어를 역사에 남겼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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