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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투 더 스타트(Go to the start)', '레디(Ready)', 그리고 출발을 알리는 총성이 울렸다.
평창의 꿈 그리고 남은 숙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까지 420여일 남은 만큼 올림픽 도시 강원도에는 '올림픽 꿈'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강원 아이스아레나도 마찬가지다. 2014년 첫 삽을 뜬 지 2년 6개월 만인 14일 화려하게 개장했다.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3만2399㎡, 관람석 1만2000석 규모의 강릉 아이스아레나는 그 자태부터 웅장하다.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18일 미디어센터에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까지 420여일 남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계기로 사실상 올림픽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며 "전체적으로는 완벽하다는 평가다. 다만 운영이나 경기장 내부 등에서 아직 부족한 것이 있다.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더 많은 얘기를 듣고 완벽하게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평가했다.
이 위원장의 말대로였다. 이번 테스트 이벤트는 경기 운영 자체에서는 능숙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닐라 린드버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직위원장도 경기 진행 및 방송 송출 등에서는 매우 완벽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설 및 진행 부분에서는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우선 경기장 주변 및 경기 내부 공사가 완벽하게 끝나지 않았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주 무대가 될 '강릉 올림픽 파크'는 아직 공사 중이었다. 아이스아레나를 제외한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과 강릉 하키 센터 주변은 공사용 중장비로 가득했다. 테스트 이벤트가 열린 18일에도 공사는 계속되고 있었다. '노메달'에 그친 빅토르 안(러시아·안현수)은 "공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대회를 앞두고 전광판이 아이스링크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 이번 대회에선 임시 전광판 4개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일각에서는 전광판이 작아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진행에도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 일본 교토통신의 나카지마 기자는 "믹스트존은 모든 선수가 지나가는 곳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일부 선수만 지나가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런 부분은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테스트올림픽이 24번 열린다. 대회를 치르면서 20번 넘게 고치고 또 고치면 우리가 매우 잘 할 것 같다"며 "좋은 의견을 많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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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경기 내에서 흔들림은 없었다. 홈 팬들의 응원을 받은 선수들은 매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여자 3000m 계주 대표팀은 올 시즌 열린 월드컵 4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하며 명실상부 '세계최강'임을 입증했다. 남자부에서는 이정수(27)가 1500m 금메달, 한승수(25)는 500m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엇보다 '쇼트트랙 원투펀치' 심석희(19)와 최민정(18)의 활약이 빛났다. '쇼트트랙 여제' 심석희는 1500m 금메달, 1000m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뉴 에이스' 최민정은 500m 정상에 서며 환하게 웃었다. 두 선수는 4개 대회 연속 2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홈에서 여왕의 대관식을 가졌다.
심석희는 "월드컵은 결과보다 과정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부족한 부분을 많이 느꼈다"며 "아쉽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다.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최민정 역시 "홈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우리나라에서 열린 경기에서 메달을 따서 더욱 의미가 있다"며 "과정을 잘 만들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김선태 감독은 "팬들께 보답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은 올림픽을 가는 과정이다. 무엇이 부족한지, 어떻게 가야하는지, 500m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많이 얻었다"며 "남자팀은 부족한 점도 있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점검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결과를 내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3일간 치러진 '미리 보는' 평창동계올림픽은 기대 속에 마무리됐다. 이제 남은 것은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 420여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에 남은 숙제다.
강릉=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