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진격의 정영식, '슈퍼코치' 유승민과 그랜드파이널 4강 쾌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6-12-10 09:22



'우리 영식이' 정영식(미래에셋대우·세계10위)이 그랜드파이널 남자단식 4강에 올랐다.

10일 새벽(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펼쳐진 2016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 남자단식 8강전에서 정영식은 대만의 백전노장 츄앙츠위엔(세계9위)을 4대2(11-13, 10-12, 11-6, 11-7, 12-10, 11-1)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리우올림픽에서 패기와 끈기, 감동의 플레이를 보여준 정영식은 올림픽 후 중국 슈퍼리그에서 활약하며 또 한번 성장했다. 9일 8강에서 일본의 톱랭커 세계 5위 미즈타니 준을 풀세트 접전 끝에 4대3으로 돌려세웠다.

미즈타니를 처음으로 이겼다. 4강에서 만난 츄앙츠위엔과의 상대전적도 1승5패로 절대 열세였지만 정영식은 파죽지세였다. 특유의 끈끈한 탁구로 츄앙츠위엔을 괴롭혔다. 첫 2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11-13, 10-12로 먼저 내줬지만 진땀을 뺀 건 오히려 츄앙츠위엔이었다. 정영식은 이후 4세트를 내리 따내며 승리했다. 3세트를 11-6, 4세트를 11-7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5세트를 12-10으로 어렵게 따내며 세트스코어를 역전시킨 후 마지막 6세트는 단 1점만을 내주는 압도적인 플레이로 4강행을 확정했다.


처=ITTF
이날 경기 직후 ITTF홈페이지는 '정영식의 4강행, 슈퍼코치의 마법'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정영식 뒤를 든든히 받친 유승민 IOC선수위원의 활약에 '매직, 마법'이라는 표현을 붙였다.

미즈타니, 추앙츠위엔전 승리를 이끈 정영식의 벤치는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 IOC선수위원이었다. 유 위원은 지난 8월 리우올림픽에서 IOC선수위원에 선출된 후 ITTF선수위원에 위촉됐다. 2016년 세계 탁구계, 프로투어에서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집결하는 그랜드파이널 무대에 선수위원 자격으로 참석했지만, 대회 현장에서 이상수, 정영식, 박강현, 임종훈 등 후배들의 벤치 및 멘토 역할을 함께 했다. 후배들을 위한 벤치 지원을 자청했다. 2000년 이후 4번의 올림픽에서 금, 은, 동메달을 모두 따낸 베테랑 유 위원은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지략가'다. 볼의 궤적과 길을 꿰뚫었고, 상대의 심리를 읽어냈고, 정영식의 파이팅을 북돋웠다. 정영식의 영리한 탁구, 포기를 모르는 플레이에 유 위원의 지략과 파이팅이 더해지며 최고의 결과를 일궈냈다.

정영식은 "승민이형 작전대로 하니까 정말 이겼다"며 활짝 웃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미즈타니와의 8강전에서도 똑같이 첫 2세트를 내주고 4대3으로 역전했다. 오늘도 똑같았다. 두 경기 모두 어렵고 긴장됐다. 오늘을 처음부터 강공으로 맞섰고, 매번 공격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실수가 많이 났고 뜻대로 안됐다. 유승민 코치님이 침착하게 하라고, 공격을 적게 하라고 지구전을 주문했는데 이 작전이 통했다"고 말했다.

정영식은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팀에선 쉬신과 한팀에서 뛴다. 중국팀에서의 감독은 중국 탁구의 레전드인 왕리친이다.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것이 내겐 정말 좋은 훈련이 되고 있다. 중국에는 훌륭한 선수들이 많고 거기서 승리하는 것은 무척 어렵지만 탁구가 많이 늘었다. 어제 미즈타니를 이기고 나서 왕리친 코치가 잘했다고 메시지를 보내줬다"며 웃었다.

정영식은 11일 새벽 펼쳐질 4강에서 '세계1위' 마롱과 재격돌한다. 지난 8월 리우올림픽 16강에서 '철벽' 마롱을 상대로 보여준 패기 넘치는 랠리는 전국민을 감동시켰다. 2세트를 먼저 따내며 승기를 잡고도 역전패한 후 굵은 눈물을 쏟았다. 정영식과 마롱의 리턴매치가 '별들의 전쟁' 그랜드파이널스에서 성사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스포츠기자의 현장 생중계 '마감직전 토토' [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