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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체육회장 선거 '자격규정 논란' 파행 우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6-09-06 19:58


대한체육회 통합회장 선거를 앞두고 입후보 안내 설명회가 6일 오후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렸다. 올림픽파크텔=최만식 기자



초대 통합체육회장을 뽑는 선거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대한체육회는 오는 10월 5일 제40대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를 치르기로 하고 22∼23일 후보자 등록을 받는다.

이를 앞두고 회장선거 위탁을 받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6일 오후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대한체육회장 선거 입후보 안내 설명회를 가졌다.

선거 절차, 선거운동 유의사항 등을 설명하는 이 자리에서 한때 머쓱한 장면이 연출됐다. 한 설명회 참석자가 회장선거관리규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쓴소리를 했다.

한 체육단체의 홍보이사라고 밝힌 박모씨는 지난 3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하는 과정에서 만든 회장선거관리규정의 논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문제가 된 조항은 11조2항 '후보자 등록 신청 개시일로부터 과거 2년 동안 정당의 당원이었거나 공직선거법에 따라 실시되는 선거에 후보자로 등록한 경력이 있는 사람'의 피선거권을 제한한 것이다.

박 이사는 "우리나라 정당이 17개에 달하고, 당비를 내지 않더라도 당원으로 올라 있는 사람은 10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현실에서 2년이나 소급 적용해 당원에 가입한 경력이 있으면 출마를 원천 봉쇄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그는 "공직선거법상 출마 경력자까지도 피선거권을 박탈한 것은 참정권,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심각하게 침해한 위법적인 조항"이라며 "선관위가 말도 안되는 규정을 내세워 강행되고 있는 체육회장 선거를 그냥 보고만 있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6일 오후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선거 입후보 설명회에서 장정수 후보 예정자가 후보 예정자 중 유일하게 직접 참석했다. 올림픽파크텔=최만식 기자


중앙선관위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설명회를 이끈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어떤 단체가 선관위에 위탁하는 선거에 대해서는 권한이 나눠져 있다. 단체의 자율성을 위해 후보자의 자격, 선거인의 자격, 선거 진행 등에 대해서는 선관위가 침해할 수 없다"면서 "위탁선거법 등 관련 법에 대해서도 단체가 정한 규정에 대해 임의적으로 개입하지 못하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체육회가 해당 규정을 만들 때 문제의 조항이 다른 단체에서 보이지 않았던 부분이어서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구두상으로 권유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체육회의 자율성 때문에 더이상 강제할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일부 참석자들은 "선관위도 관련 규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며 법적인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회장선거관리규정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내는 한편 민·형사상 법적 절차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지난 7월에는 전국 체육계 인사 1010명이 청와대를 비롯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과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여러차례 문제 제기가 된 바 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는 입후보 예정자 측 관계자 20여명 참석했지만 어느 후보인지 공개를 꺼렸으며 최근 출마를 선언한 장정수 후보 예정자가 유일하게 직접 참석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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