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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태권 여제' 오혜리 "이제 됐다 싶었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6-08-20 11:38


오혜리가 19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3에서 열린 태권도 여자 -67kg급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2016.8.19./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k

"드디어 기다리던 무대에서 애국가를 울려펴지게 했구나."

오혜리(28·춘천시청)는 20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하비 니아레(프랑스)와의 2016년 리우올림픽 태권도 여자 67kg급 결승전서 13대12로 승리했다. 다소 늦은 나이에 처음 나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혜리는

"드디어 기다리던 무대에서 애국가를 울려퍼지게 했구나. 이제 됐다 싶었다"며 " 상파울루 전지훈련 하면서 한인분들이 많이 도와줬다. 그 분들께서 꼭 애국가 울려달라고 하셨다. 내가 그렇게 해서 기쁘다"고 했다.

감사한 사람들이 참 많았다. 오혜리는 "후배들이 편지, 영상 보내준 것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 예전엔 응원이 부담되는 게 있었다"면서도 "그런데 지금은 힘 내야겠다 생각한다. 내가 선배라는 게 뿌듯하고 책임감 느껴지는 것을 느꼈다. 감사함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혜리는 종교가 없다. 그러나 믿는 존재가 있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아버지다. 대회를 앞두고 오혜리는 아버지의 빈소를 찾았다. 그는 "난 종교가 없다. 아버지께 도와달라고 했다. 끝까지 최선 다 하고 후회 없이 하게 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올림픽 최정상에 선 오혜리. 비결은 웨이트 트레이닝이었다. 그 동안 몸이 무거워질까 기피했다고 한다. 오혜리는 "웨이트 안 했다면 힘들었을 것"이라며 "성향 차이는 있겠지만 나에겐 꼭 필요한 것이었다. 나에게는 정말 신의 한수"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오혜리 일문일답.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애국가 들어니 기분 어떤가.

드디어 기다리던 무대에서 애국가를 울려퍼지게 했구나. 이제 됐다 싶었다.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애국가가 나온다는게 멋있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 보면 눈물 났다. 내가 직접 하니 담담하고 벅찼다. 상파울루 전지훈련 하면서 한인분들이 많이 도와줬다. 그 분들께서 꼭 애국가 울려달라고 하셨다. 내가 그렇게 해서 기쁘다. 교민들께도 감사하다.


-국제대회 성적이 좋진 않았는데.

나는 항상 그렇듯 시합 때 최선 다 한다. 그 동안 뭔가 부족했구나 싶었다. 올림픽 금메달 과정에서 되돌아보면 시간이 정말 빨리 갔다. 희로애락이 다 있었다. 힘든 나날도 있었다. 어렸을 때 들어왔으면 좋았겠다. 이제 할 날이 알마 남았겠다. 힘든 훈련도 즐겁게 하게 됐다. 내가 나이가 있는데 어떻게 보면 늦은 나이에 메달 딴 것이다. 하던대로 했으면 못 땄다. 부족한 것은 웨이트 트레이닝이었다.선생님들이 기초를 잡아주셨다. 나에게 맞춤 지도를 해주셨다. 체력도 부족한 느낌이 없다. 잘 준비했다 싶다.

-제일 먼저 생각난 사람.

후배들이 편지, 영상 보내준 것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 예전엔 응원이 부담되는 게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힘 내야겠다 생각한다. 내가 선배라는 게 뿌듯하고 책임감 느껴지는 것을 느꼈다. 친구들이 나를 감자라고 놀리는데 우리 친구들도 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내가 좀 보여줘서 기쁘다. 감사함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버지 빈소 다녀왔는데.

난 종교가 없다. 아버지께 도와달라고 했다. 끝까지 최선 다 하고 후회 없이 하게 해달라고 했다.

-언니가 좋은 꿈 꿨다고 한다.

언니까 좋은 꿈 꾼 것은 정말 말도 안된다. 리우 거꾸로 하면 우리, 오리인데 내 별명이 오리다. 엄마도 좋은 꿈 꿨다고 한다. 엄마가 좋은 꿈 꾸면 정말 좋다. 로또 사라고 했는데 안 산다고 하더라. 나에게 몰아준다고 했다. 그런 마음들이 고맙고 힘이 많이 됐다. 이걸 어떻게 다 갚을까.

-최고령이다.

무슨 문제가 있나(웃음).

-자카르타아시안게임 출전은.

오늘 10시만 생각했다. 결승만 생각했다. 나중에 천천히 생각하겠다.

-그랜드슬램 욕심 들지 않나.

있다. 아시안게임 못 뛰어봤다. 이제 하나 마무리했으니 할 수만 있다면 노려보겠다.

-전에는 웨이트 많이 안 했다.

하긴 했다. 하지만 몸이 무거워져서 기피하긴 했다. 그런데 웨이트 안 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성향 차이는 있겠지만 나에겐 꼭 필요한 것이었다. 나에게는 정말 신의 한수였다.

-오혜리에게 이번 금메달이란.

생각을 많이 했다. 페이스북보니 그런 글들이 있더라. 막상 따보니 잘 모르겠다. 준비부터 결과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싶다. 카톡 알림말 바꿀 생각도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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