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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식(24·미래에셋)과 마롱(28·중국)의 2016년 리우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16강전이 열린 9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우센트로 파빌리온3.
16강 탈락. 정영식에게는 결과만 놓고 볼 수 없는 숨은 사연이 있다. 노력하는 자가 천재를 이길 수 있다는 점을 온 몸으로 입증해낸 선수다.
사실 정영식은 탁구 천재는 아니었다. 느낌표보다 물음표가 먼저 붙는 선수였다. 청소년대표팀 시절에도 단체전에서 벤치를 지키는 후보 선수일 뿐이었다. 실업팀 입단 동기 중에서도 가장 발전속도가 느렸다. 일각에서는 경기 스타일이 투박하고 파워가 약하다며 '국내용 선수'라는 혹평을 하기도 했다.
노력은 배신이 없었다. 결과는 달콤했다. 정영식은 지난해 6월 호주오픈 탁구 단식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섰다. 기세를 올린 정영식은 한 달 뒤 코리아오픈 남자단식 결승에서 선배 주세혁을 누르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30위권을 맴돌던 세계랭킹은 수직 상승해 10위권까지 치고 올라갔다. 비록 생애 첫 번째 올림픽에서 마롱의 벽에 막혀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지만, 정영식이 몸으로 입증해낸 땀의 가치는 보통 사람에게 희망을 던졌다.
스물넷 청년 정영식의 도전은 끝이 아니다. 눈물을 딛고 다시 일어나 새로운 개척에 나선다. 13일 오전 7시30분 시작하는 남자 탁구 단체전에 이상수 주세혁과 함께 출전한다. 정영식은 스승 김 감독의 응원 문자에 "명심하겠다"는 짧지만 강한 말로 각오를 다졌다. 꿈을 향한 정영식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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