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sports.chosun.com/news2/html/2016/08/09/2016080901000991000072632.jpg) |
◇원정식.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
기적의 동메달 뒤에는 사랑이 있었다.
2016년 리우올림픽 역도 여자 53㎏급에서 기적의 동메달을 따낸 윤진희(30·경북개발공사)는 영광의 원동력으로 4살 연하의 남편 원정식(26·고양시청)을 꼽았다. "남편이 아니었으면 다시 역도를 하지 않았을 거에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기도 한 윤진희는 대학 후배였던 원정식과 백년가약을 맺은 뒤 바벨을 내려놓았다. '그저 역도가 싫어서'였다. 하지만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근육파열로 플랫폼 위에 쓰러졌던 원정식은 재활 중 아내 윤진희에게 복귀를 권유했다. "함께 다시 역도하지 않을래?" 아내의 재능을 아까워한 남편, 부상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남편을 응원하기 위한 아내의 마음은 그렇게 합쳐졌고 '부부 올림피언'의 꿈도 이뤄졌다. 기적의 동메달을 목에 건 윤진희는 남편 원정식과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번엔 남편의 차례였다. 원정식은 9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우센트로 파빌리온2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역도 남자 69㎏급 그룹B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룹B는 이 체급에 출전신청을 한 21명의 선수 중 신청중량이 낮은 9명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무대였다. 원정식은 그룹B에서 가장 무거운 인상, 용상 합계 327㎏의 신청중량을 제출했다. 하지만 메달을 두고 경쟁하는 그룹A에 속한 선수들이 제출한 최소 신청중량 330㎏(최대 350㎏)엔 미치지 못했다.
올림픽은 도전하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다. 실력 유무를 떠나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 갈채가 쏟아진다. 원정식은 메달리스트 아내 윤진희의 뒤를 이어가진 못했지만 후회없는 도전으로 리우올림픽의 꿈을 이뤄냈다.
인상에서 가장 늦게 출전한 원정식은 첫 번째 시기를 143㎏로 출발했다. 첫 번째 시기를 아쉽게 실패한 원정식은 2차시기에서 다시 143㎏에 도전해 성공했지만 3차시기에서 146㎏를 들어올리는데 실패하면서 세르게이 세치르(마케도니아·144㎏)에 이은 2위로 인상을 마무리 했다.
원정식은 용상에서 타이랏 분삭(태국)과 함께 가장 무거운 172㎏을 신청하면서 반전을 노렸다. 1차시기에 성공한 원정식은 여세를 몰아 2차시기에 177㎏에 도전했고 이마저도 들어올리면서 쾌조의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3차시기에 180㎏ 도전에 실패하면서 결국 인상-용상 합계 320㎏으로 경기를 마치면서 세치르(합계 322㎏)에 이은 그룹B 종합 2위로 대회를 마무리 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https://sports.chosun.com/news2/html/2016/08/09/2016080901000991000072631.jpg) |
◇윤진희(왼쪽)와 원정식이 지난달 2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리우데자네이루로 출국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공항=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
|
스포츠조선 바로가기페이스북트위터]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