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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청춘열전]생애 첫 올림픽, 금빛 전설 쓸 샛별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8-02 18:18


◇손흥민이 2일(한국시각)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그랑호텔스텔라마리스에서 단체사진을 찍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사우바도르(브라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올림픽은 '꿈의 무대'다.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다. 실력 뿐만 아니라 운도 필요하다. 60억 세계인이 주목하는 세계인의 축제. 그래서 출전 자체를 평생의 꿈으로 삼는 선수도 있다. 첫 경험은 모두 특별하지만 특히 올림픽 첫 경험은 잊을 수 없는 평생 기억이다. 어떤 그림으로 간직할 것이냐가 중요한 이유다.

2016년 리우올림픽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청춘열전'을 준비 중인 태극전사들. 그들의 금빛 스토리는 과연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까.

'손세이셔널' 손흥민, 런던 신화를 넘어선다

한국 축구의 간판 손흥민(24·토트넘)의 첫 올림픽 출전 각오는 특별하다. 브라질이 낯설지 않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홍명보호의 일원으로 나섰다. 당시 손흥민은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는 기대주였다. 종횡무진 했지만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얻었다.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마친 뒤 손흥민은 회한의 눈물을 쏟았다.

2년 만에 브라질 땅을 다시 밟은 손흥민의 각오는 결연하다. "소속팀 토트넘의 프리시즌 경기를 치르면서도 올림픽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2년 전 많은 것을 느꼈다."

손흥민이 속한 신태용호의 과제는 만만치 않다. '런던 신화'를 넘어야 한다. 한국 축구는 2012년 런던 대회에서 동메달로 새 역사를 썼다. 4년 만에 다시 대회에 나선 신태용호 입장에선 높은 벽이다. 런던 대회 당시 선배들의 활약을 지켜봐야 했던 손흥민은 신태용호에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로 승선한 '고참'이다. 책임감이 막중할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런던올림픽 처럼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부담이 없진 않다. 그러나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女골프 박인비


이번 리우 대회에선 골프가 1904년 세인트루이스 대회 이후 112년 만에 부활했다. '지카 바이러스'를 우려해 톱랭커들이 대거 출전을 포기한 남자부와 달리 여자부에선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 강자들이 대거 출전해 한판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4명이 출전하는 한국 여자 골프 간판은 역시 박인비(28·KB금융그룹)다. 당초 박인비는 손가락 부상 탓에 리우행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박인비는 "올림픽은 저의 오랜 꿈이자 목표"라며 출전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 '맏언니' 역할을 자청했다.

박인비는 한국 여자 골프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LPGA) 통산 17승에 메이저대회 4개를 모두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뤘고, 지난 6월엔 역대 최연소(27세 10개월 28일)로 LGA 명예의 전당에 입회했다. 올림픽 제패를 통해 진정한 '골프 여제 등극'을 꿈꾸고 있다.

박인비는 부상 탓에 실전 감각이 다소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부상이 상당 정도 회복된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큰 무대에서 강한 '승부사 기질'이 제대로 발휘된다면 '금빛 꿈'도 충분히 현실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유도 안창림, 금빛 매치기 준비 끝!

남자 유도는 73㎏급만 생각하면 아쉬움이 가득했다. 2004년 아테네 대회 이원희(현 용인대 교수) 이후 금메달과 연을 맺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리우 대회에선 자신감이 넘친다. 일장기 대신 태극마크를 달고 선봉에 선 안창림(23·수원시청)이 있기 때문이다.

재일교포 3세인 안창림은 일본에서 인정 받는 유망주였다. 쓰쿠바대 2학년이던 2013년 10월 전일본학생선수권 73㎏에서 우승한 뒤 귀화 제의를 거절하고 이듬해 용인대에 편입, 태극전사의 꿈을 이뤘다. 2014~2015년 제주 그랑프리 대회 2연패 및 지난해 광주유니버시아드 우승을 거두면서 금메달 후보로 우뚝 섰다.

'동갑내기' 오노 쇼헤이(일본)가 최대 라이벌이다. 오노는 세계선수권 금메달 2회(2013년, 2015년)에 승률 87.5%를 자랑하는 일본의 간판스타다. 안창림은 그동안 오노와의 4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안창림은 "코치들과 (오노 공략법을) 연구하며 매일 운동하고 있다. 이번에는 이길 수 있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체조 김한솔, 못 이룬 양학선의 꿈 안고 뛴다

한국 체조계는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시름이 깊었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도마의 신' 양학선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결국 출전이 좌절됐기 때문이다. 선배의 아쉬움을 풀어주기 위해 리우 땅을 밟는 후배가 있다. 김한솔(21·한체대)이 주인공이다. 김한솔은 양학선의 전매특허이자 최고 난도인 '양1(도마를 앞으로 짚고 세 바퀴 비틀기)'을 앞세워 금메달을 노린다.

김한솔은 지난 2014년 10월 중국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기계체조 세계선수권대회 마루 결선에서 5위에 오르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서 열린 세계선수권 도마와 마루에선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결선에 오르며 주목 받았다. 김한솔은 '양1' 뿐만 아니라 리종성(북한)의 이름을 딴 난도 점수 17.5의 기술까지 구사할 수 있다. 실수만 없다면 도마와 마루 모두 3위 내 입상이 가능한 선수로 꼽힌다.

하지만 메달의 꿈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생애 첫 올림픽을 최대한 즐기겠다는 각오다. 즐기면서 집중하면 메달은 깜짝 선물처럼 따라올 수 있다. 김한솔은 "첫 올림픽 출전이고, 아직 기술도 완벽하지 않다"면서 "금메달을 따면 좋겠지만, 후회없는 시합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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