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빽했던 순위싸움에 조금씩 균열이 찾아오고 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은 어느때보다 치열한 순위싸움이 펼쳐졌다. 19라운드까지 2위 서울과 7위 포항의 승점차는 4점에 불과했다. 변화의 서막은 20라운드였다. 전북(승점 42), 서울(승점 34·37득점), 울산(승점 34·22득점), 상주(승점 32·39득점), 성남(승점 32·33득점)까지 1위부터 5위까지 팀들이 모두 승리를 거머쥔 반면, 제주(승점 27·35득점), 포항(승점 27·24득점), 광주(승점 24), 수원(승점 21), 6~9위팀들은 나란히 무릎을 꿇었다. 5위와 6위 사이의 승점차는 한 경기 이상인 5점으로 벌어졌다. 상위권과 중위권의 경계가 조금씩 나뉘어지고 있다.
5위와 6위 사이의 승점이 벌어진다는 것은 상위 스플릿행을 위한 싸움이 더 치열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 시즌에도 스플릿시스템이 가동된다. 33라운드 후 1~6위의 그룹A와 7~12위의 그룹B로 분리돼 5라운드를 더 치른다. 그룹A는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 싸움, 그룹B는 강등 전쟁을 벌인다. 5강 체제가 공고히 되면 그룹A행 티켓은 단 한 장만이 남게된다. '그룹B행은 실패'나 다름없는 제주, 포항, 수원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중위권팀들 입장에서는 상위권과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 20일 펼쳐지는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가 중요한 이유다. 제주는 오후 7시30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성남을, 포항은 같은 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수원FC를, 광주는 오후 7시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남을, 수원은 같은 시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상주를 만난다. 하나 같이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다.
제주는 1무4패의 수렁에 빠졌다. 지긋지긋한 여름징크스에 발목이 잡혀있다. 공격력은 여전하지만 수비가 흔들리고 있다. 다행히 '캡틴' 오반석이 복귀할 예정이다. 성남은 최근 리그에서 3승1패를 달리고 있다. 김동준의 공백이 우려되지만 박준혁의 가세로 안정을 찾았다. 3연승 뒤 2연패에 빠진 포항은 체력저하까지 두드러지고 있다.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며 대안 마련에 나섰지만, 노장들을 대신할 선수들이 보이질 않는다. 9경기 무승(2무7패)의 늪에서 허덕이는 수원FC는 시즌 2승째를 안겼던 포항을 만나 또 한번 승리하겠다는 각오다. 임창균 권용현 등이 가세하며 전력은 올라갔다는 평이다.
잘나가던 광주는 최근 1무2패로 주춤하고 있다. 전력의 핵인 이찬동과 박동진이 올림픽대표팀에 차출되며 가뜩이나 빈약한 스쿼드가 더 얇아졌다. 상대 전남은 최근 2연승 중이다. 젊은 선수들과 새로운 외인들이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지독히도 안풀리는 수원은 이제 밑바닥까지 왔다. '대들보' 권창훈까지 빠져나가며 최악의 상황이지만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하지만 상대는 클래식 최강의 공격축구 팀 상주다. 상주는 최근 7경기에서 6승1패의 엄청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가뜩이나 수비가 부실한 수원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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