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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된 박태환 문제, 대한체육회는 '원칙 고수'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6-05-03 15:21 | 최종수정 2016-05-0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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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수영국가대표 박태환(27)의 리우올림픽 출전 문제가 정치권의 개입으로 공론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체육회가 다시 한번 '도핑 무관용의 원칙'을 천명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3일 "특정인을 구제하기 위해 국가대표 선발규정을 개정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 여부도 원칙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일 유정복 인천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박태환에게 국위를 선양할 수 있는 올림픽 출전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 동석한 박태환도 "수영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며 사죄의 큰절을 했다. 박태환은 2013년 4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인천시청 소속으로 선수 생활을 했다.

정치권이 박태환 문제에 공식 의견을 밝힌 건 인천시가 처음이다. 때문에 인천시의 입장 발표가 정치권의 체육계에 대한 압력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유정복 시장과 인천시가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할 수는 있다"면서도 "인천시로부터 공식 의견을 전달받은 이후에 대한체육회의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핑 양성반응으로 국제수영연맹(FINA)의 선수자격 정지 18개월 징계를 받았던 박태환은 지난 3월 2일 징계에서 풀려났지만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규정에 묶여 리우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행 규정은 도핑 선수에 대해 징계 만료 후 3년간 국가대표 선발자격을 박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규정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권고사항인 이중처벌 금지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에 대해, 앞서 대한체육회는 "도핑에 따른 징계와 국가대표선발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리우올림픽 출전 명단 최종 마감일은 7월 18일이다. 대한체육회가 기존 입장을 바꾼다 하더라도 국가대표 선발규정을 개정하는 절차를 밟기에도 시일이 촉박하다. 국가대표 선발규정은 대한체육회의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1차로 심의하고, 규정 개정이 필요한 경우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이사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대한체육회는 오는 11일 경기력향상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통합체육회 출범 이후 첫 공식 회의다. 이 자리에서 박태환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이 자리는 위원장 선임과 상견례가 주목적"이라며 "아직 공식 안건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박태환이 최후의 수단으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대한체육회를 제소할 수도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설사 박태환이 승소한다 해도 CAS가 판결에 대한 집행을 각국 올림픽위원회(NOC)에 강제할 수는 없다.

결국 최선의 방법은 여론을 통해 대한체육회를 움직이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3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는 대한체육회와 온도차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7명이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 의견은 70.9%(매우 찬성 42.0%, 찬성하는 편 28.9%)로, '반대' 의견 21.7%(반대하는 편 15.2%, 매우 반대 6.5%)보다 3배 이상 높게 조사됐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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