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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토비체(폴란드)=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선수들 되게 열심히 했어요."
하지만 경험 부족과 석연찮은 판정이 한국의 발목을 잡았다. 경기 초반 석연찮은 페널티가 몇 차례 나왔다. 여기에 이탈리아의 반칙에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한국이 6번이나 페널티를 받을 동안 이탈리아는 4번만 받았다. 그나마 3피리어드 막판 2개의 페널티가 몰렸다. 그만큼 의도성이 짙은 판정이 이어졌다. 백 감독도 심판에게 항의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한국은 지고 말았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백 감독은 우리말로 "선수들 되게 열심히 했어요"라고 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백 감독은 1살 때 캐나다로 이민갔다. 우리말보다는 영어가 더 편하다. 이번 대회에서도 취재진과의 인터뷰는 모두 영어로 진행했다. 우리말을 쓸 수는 있다.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좀 더 정확한 뜻을 전달하기 위해 영어를 쓴다. 이번은 달랐다. 취재진을 만나자 마자 우리말을 썼다. 자신의 진심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동시에 언론을 통해 선수들에게 격려의 뜻을 전하기 위한 것도 있었다.
이후 백 감독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이번 대회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어깨를 몇번 들썩였다. 그리고는 촉촉한 눈으로 취재진을 바라볼 뿐이었다. 취재진과 백 감독 사이에 더이상 말은 필요없었다. 서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뒷모습에는 진한 아쉬움이 드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