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 세리머니를 하던 선수들이 분주해졌다.
|
아이스하키에 대한 사랑은 정 회장 뿐만이 아니다. 아내 홍인화씨(60)는 이제 정 회장 보다 더 아이스하키의 매력에 빠졌다. 정 회장이 바쁜 일정으로 자리를 떠도 끝까지 남아 선수들을 응원한다. 선수들을 자식 같이 아낀다. 모바일 메신저로 선수들과 자주 대화를 나누고,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 선수들에게는 직접 반찬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선수들도 정 회장 부부의 열성에 마음을 열었다. 여자친구가 생기면 가장 먼저 알리는 이가 정 회장 부부다. 한라에서만 8년째 뛰고 있는 김기성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한결 같이 우리 아이스하키를 지켜주는 부모님 같은 분들"이라고 했다.
한라의 도약은 정 회장이 그리는 한국 아이스하키 발전의 첫 단계다. 정 회장은 첫째 한라의 아시아리그 우승, 둘째 내년 2월 삿포로 아시아선수권 우승, 셋째 평창동계올림픽 선전을 3단계 청사진으로 그렸다. 이제 대표팀이 아시아 톱에 오를 차례다. 맷 달튼, 에릭 리건의 영입과 귀화는 단순히 한라의 전력 향상이 아닌 한국 대표팀 발전이라는 지상명제를 위한 결단이었다. 백지선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남자 대표팀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표팀의 주축인 한라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은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 귀화 선수들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한국 아이스하키의 당면 과제는 평창올림픽이지만 정 회장의 시선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평창 이후가 진짜 한국 아이스하키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기회가 닿을때마다 유소년-지도자-심판 육성에 힘을 실을때라고 강조, 또 강조한다. 우승 후 선수들에게도 좋은 지도자가 될 준비를 하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우승에 들떠있던 선수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을 진정으로 믿어주고, 사랑해주는 회장님의 말이었기 때문이다.
사할린(러시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