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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스토리]손연재,'한몸같은 후프'를 '핸드캐리'하지 못한 이유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6-03-25 15:54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2·연세대)의 리스본월드컵 직후 '찌그러진 후프'가 화제가 됐다.

리스본월드컵에서 경기 당일에야 후프를 받았고, 분신같은 후프 2개가 제때 도착하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심지어 겨우 도착한 후프는 찌그러져 있었다. '러시아 쌍둥이' 아베리나에게 후프를 빌려 경기에 나섰고, 종목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찌그러진 후프에 대한 보상금은 무게 300g에 기준 7000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알려지며 다시 한번 이슈가 됐다.

손연재는 항공으로 이동할 때면 늘 후프를 들고 다닌다. 손연재뿐 아니라 대부분의 리듬체조 선수들이 그렇다. 후프를 비롯한 수구의 '핸드 캐리'는 기본이다. 손에 익은 수구는 경기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레오타드 및 전체 프로그램 스타일에 맞춰 테이핑한 자신만의 수구는 소중하다. 손연재 역시 중학교 때 슬로베니아챌린지오픈에서 우승할 때도, 시니어 1년차인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리듬체조 대표팀 막내로 동메달을 목에 걸 때도, 2011년 이후 러시아 노보고르스크 훈련센터로 출국할 때도 후프를 든 채로 비행기를 탔다. 공항 출국장에서 만날 때마다 후프를 든 그녀의 모습은 익숙했다. 지름 80㎝가 넘는 후프를 기내 사물함에 실을 수 없기 때문에 승무원 캐비닛 등에 별도공간에 보관을 부탁했다.

그런데 왜 리스본 월드컵 때는 후프를 들고 타지 못했던 것일까. 손연재는 리스본행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검색대에서 후프를 가져갈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최근 몇년새 유럽 각 지역에서 불거진 테러 위험 등으로 인해 공항 검색대에서 보안 검색이 대폭 강화됐다. 어쩔 수 없이 수하물로 실어보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쇼트트랙이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 역시 예전에는 스케이트를 반드시 기내에 가지고 탔다. 그러나 밴쿠버올림픽 이후 보안 검색이 강화되면서 기내 스케이트 반입이 금지됐다. 스케이트 날을 '칼' 등 흉기로 이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검색요원과 실랑이를 피하기 위해 선수들은 별도의 스케이트 하드 캐리어를 제작해, 화물칸에 싣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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