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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구름 위를 걸었던 슈틸리케호가 2016년의 첫 문을 연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2)의 화두는 두 가지다. 첫째, 유럽파의 부활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유럽파는 지난 10년간 A대표팀의 중추 신경이었다. 유럽파들이 각자 소속 팀에서 주전 입지를 다지면서 자연스럽게 월드클래스급 경기력이 A대표팀까지 이어졌다. 한국축구가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다.
하지만 올 시즌 기본 전제가 무너지고 있다. 좀처럼 소속 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유럽파가 없다. 꾸준한 활약을 펼친 '캡틴' 기성용(27·스완지시티)도 잦은 부상으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일(이하 한국시각) 애스턴빌라전에선 전반 45분만 소화했다. 부동의 왼쪽 풀백 김진수(24·호펜하임)는 7경기 연속 출전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19일 함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27라운드 원정경기에선 아예 교체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박주호도 18일 토트넘과의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2경기 연속 결장이다. 이청용(28·크리스탈 팰리스)도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그나마 구자철 홍정호(이상 27)와 석현준(25·포르투)만이 꾸준한 출전 기회를 챙기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들의 부진을 인정했다. "솔직하게 박주호 김진수는 이번 3월 A매치 명단에 들어서는 안된다." 그래도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유럽파들이 일군 공로를 치켜세웠다. A매치가 유럽파 부활의 통로가 되길 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A대표팀 상황이 6전승으로 최종예선을 확정지은 상태고 지난해 선수들이 A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부상 등의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항상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적어도 이번 기회만큼은 이 선수들을 다시 부를 여력이 됐다. 지난해 보여준 좋은 모습에 대한 보답의 차원에서 불렀다"고 했다.
12개팀이 2개조로 6개팀씩 나뉘어 치르는 최종예선에서 FIFA 랭킹 상위 2개 팀은 시드를 받아 서로 다른 조에 배치된다. 각조 톱시드를 받게 될 경우 최종예선 마지막 두 경기를 홈으로 배정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